[칼럼] 그 공부, 1년 할 수 있어요?
들어가며
이러니저러니 해도, 반수를 하던 재수를 하던 현역이던, 결국 수능은 1년 내지 반년을 준비하는 시험이고, 고시들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준비하는 시험이긴 하지만 1년은 짧은 시간은 아닙니다. 수능은 장기 레이스고, 마라톤이기에 꾸준히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고 계신 독자분들은 '지속 가능한' 공부를 하고 계신가요?
꾸준한 공부란
가끔 그런 친구들이 있습니다, "나 공부 할 거야!" 라고 말하며 하루 12시간을 공부하는 친구들 말이죠. 다들 보셔서 알 테지만 그 친구들은 대체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1. 인간은 갑자기 변하지 않는다
2. 본인 능력을 넘는 공부의 양을 한번에 확 늘릴 순 없다
3. 의지로 모든 게 해결되진 않는다
정도가 있겠네요.
투철한 의지라, 말은 듣기 좋다만 사람의 의지력이란 생각보다 굉장히 별 거 없는 친구입니다. 놀고 싶다, 친구를 만나고 싶다, 술이 마시고 싶다 등의 굉장히 사소한 이유로 무너지고 작심삼일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꾸준하고 지속 가능한 공부를 위해선 의지로 하는 공부가 아닌, 루틴과 기계적으로 하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말했던 친구들이 되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가장 기본적인 솔루션으론, 기계적으로 공부하고 꾸준히 공부해야겠죠. 그렇지만 이렇게 말하면 "말은 쉽지"라는 소리를 들을 게 뻔하겠죠. 제가 지금부터 말씀드릴 내용은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을 항목화한 것들 뿐입니다.
1. 공부법 점검하기
우선 자신의 공부를 돌아봅시다. 어떻게 공부하고 계신가요?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써보겠습니다. 한번 읽어보시고 확인하세요!
1. 나는 공부 계획을 다 못 지키는 일이 많다
2. 나는 공부를 계획했던 시간만큼 못한다
3. 나는 공부하는 시간 동안 밀도 있게 공부하지 못한다
4. 나는 일정 시간이 넘어가면 집중을 못한다 (계획한 시간 내에서)
5. 나는 하루 공부를 하면 다음날 공부하기 힘들 정도로 공부를 한다
이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지속 가능한 공부를 못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지속 가능한 공부란 뭘까요?
1년 내내 그 루틴으로 공부해도 아무 지장이 없고, 성적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공부를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속 가능"이라는 키워드에 매몰되어 적은 양으로 대충대충 공부를 해서도 안됩니다.
지속 가능한 공부를 실천하기 위해
1.실천 가능한 공부량 잡기
당연히 그 정도는 안다고 말하실 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공부하면 매일 아슬아슬하게 다 끝내고 잘 때에 눕자마자 잘 수 있을 양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양은 매일 매일 목표를 조금씩 높여가며 설정하다가 딱 적절한 양이다 라는 생각이 드실 때까지 세부 조정을 하시면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양을 조정하며 본인이 공부량을 늘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시면 이 과정을 반복하셔서 계단식으로 공부량을 늘려가시면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예를 들어서 기출 문제집 10페이지를 매일 푸시고 계셨는데, 실력이 늘어 더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시면 우선 20페이지로 확 늘려도 좋고, 1페이지 씩 매일 늘려가며 풀어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론, 전자를 추천합니다) 저의 경우엔 처음엔 자이스토리를 매일 30쪽 씩 풀었는데, 공부를 진행함에 따라 세부 조정을 하면서 기출을 끝낼 때 즈음엔 정해진 시간 내에 50쪽을 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중요한 포인트는 "동일 시간 내에" 더 많이 풀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결국 수능 공부는 양이 가장 중요하고, 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양을 꾸준히 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연습을 통해서 여러분은 학습적 체력을 기르실 수 있을 것이며, 수능이란 장기 레이스에서 꾸준히 달릴 체력을 확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2.기계적으로, 루틴으로 공부하기
플래너, 다들 쓰고 계신가요? 다소 초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화려하기만 한 플래너 작성은 사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플래너 작성 자체가 잘못되었단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는 플래너 작성은 루틴이 체화된 사람에겐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체화하기까지의 과정을 도와주는 역할로써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루틴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고, 나의 것으로 체화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부를 하시는 것 만으로도 루틴을 유지시켜 기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다들 수능을 준비하시는 만큼, 공부 시간은 수능 시간표에 맞춰서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과목 별 시간분배는 취약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과목을 공부하는 대강의 시간대와 순서 만큼은 꼭 지켜서 공부를 매일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렇게 공부하는 것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우선 이 시간대엔 이걸 한다~ 라는 습관이 뇌에 각인되어서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덜해지고, "특정 시간에 어떤 과목을 한다" 라는 모드를 뇌에 각인시켜 수능 당일날에 최적화된 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설령 어떤 과목의 계획을 시간 내에 끝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정리하시고 다음 과목으로 넘어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앞 문단에 나와있는 실천 가능한 공부량을 책정하기 위해 필요한 연습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서 플래너의 힘을 빌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나면, 플래너 없이도 몸에 각인된 대로 공부하고 계신 자기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3.몰입하기
1,2번 내용이 체화되셨다면,여러분은 1년을 꾸준히 공부하실 방법을 체득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이제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닌 공부의 밀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그날 계획한 할 일을 다 하는 것을 넘어 흔히 말하는 "빡집중"의 상태를 오래 유지해 밀도 높은 공부를 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집중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느슨한 공부가 아닌 빡빡한 공부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으론, 실모를 풀면서 5분 내지 10분 빨리 풀기 등의 시간 제한을 둬가면서 풀거나, 문제집 장당(문제당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빡빡한 시간을 정해놓고 푸는 연습이 있습니다. 처음엔 힘들지만, 반복함에 따라 이 또한 익숙해지고 능숙해지면 시간 내에 푸는 능력+오래 집중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치며
꾸준히, 성실히 라는 말들은 듣기에는 좋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 그렇지만 노력은 배신하고, 투자한 시간이 뒤통수를 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나으며, 하지 않았던 자신보다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저는 수험 생활을 하며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조금이라도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여러분 모두의 성공적인 대입을 응원하겠습니다!
질문이나 궁금한 점, 아니면 반대의 생각이라도 부담 없이 댓글에 써주세요!
0 XDK (+1,010)
-
1,000
-
10
-
안녕하세요. 꼰대질하는 걸 누구보다 즐기는 의대생입니다. 오랜만에 오르비...
-
군대를 고민중인 의대생들 휴학생들 질문하시죠
-
by 오르비 ㄷㄷ
-
ㄹㅇ 의대 열등감 없이 잘 다닐 자신 있는데.
-
작수 언미생지 90 92 47 50 영한 11이면 의대 라인 어느정도인가요?
-
진짜 이렇게 생각하는 메디컬 지망생들 있으면 좀 안타까움 뻘글에 긁혀서 본심 나오네
-
ㅈㄱㄴ 여사친들보면 그렇게 서로 잘 놀던데
-
예전에는 공부로 전문직 따는게 안정적인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의 의견 하나로...
-
정시 지역인재 궁금한 게 있는데 1. 수시 들어가는 학교는 서울대밖에 없나요?...
-
이딴게 남아있는게 유머네 진짜 적폐들 청산 좀 하자
-
내신 기간 때 ㅈㄴ 힘들었는데 자꾸 그 꿈 꾸면서 가위눌려 ㅈ같음 빨리 입시판 탈출해야겠다
-
전공도 안 맞고 물지러라 화학 흥미도 없고 ㅈㄴ 못함!
-
최저 꿀 과목 0
1위는 당연히 영어라 뺌. 뭐라 생각하시나요?
-
안녕하세요 Team BLANK입니다. 일단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
똥테 기념 질받 18
궁금한거 있으면 무러바요 선넘질 ㄱㄴ
-
IF도르) 22국어, 2406미적 +사탐으로 수능만점뜨면 2
사탐으로 인설의 가능함?
-
대략 며칠 잡고 푸시나요 수1,2 미적 기준으오요!
-
무물 8
07년부터 입시선행 들어간 베테랑임
-
국어자습 언어엔제 수학엔제,인강 사탐복습 국어인강 언제듣노....
-
생각보다는 일본의사 연봉이 낮네요.. 엔저 환율 때문에 낮아보이는 건가..
-
이참에 수능이나 두 번 더 봐버려?
-
힘들땐 웃는거야 4
하하하
-
의대증원보면 2
의사들 의대생들 감정조절못하는 어린애들같음 정부는 노련하게 정치질하는데 그장단에...
-
의사들이 상상이상으로 세구나..
-
의학교육평가원에서 불인증이 뜨면 정부가 의대 증원을 못할 거라 착각하는 애들이...
-
지방의 예과생들 대부분이 누으면서 지금 수능준비한다고 함 + 단체 유급되면 과거의...
-
김기현이 이걸?
-
컨텐츠인가요..? 입결이 다른 재종들과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던데 .. 강사...
-
의대 2000명 늘어나게 되면 한약수 일반교과가 유의미하게 뚫릴까요..
-
작수 138 140 1 1 1 이면 의대 가능했음? 7
영어 3에서 1로 바꾼거임 언매 미적 과탐
-
지거국 의대 vs 경한 11
둘 중 하나 붙으면 어디가나요? 단, 부모님이 개원한의사라고 가정
-
강주노무현정훈 과탐조합으로 가고싶다..
-
의평원에서 불인증 먹으면 의대 증원 안되잖어.. 정부 보조금도 10% 미만이라...
-
의대 정원이 늘면 지역인재가 어떻게 흘러갈지가 제일 궁금해지네요 2
https://orbi.kr/00065410392 이건 제가 작년에 오르비에서 썼던...
-
ky 공대에서 지방 메디컬 왔는데 서울 그립기도 하고 작년에 제대로 못 즐긴 한도...
-
ㅇㅅㅇ
-
이젠 수도권에도 의대 정원 120명이 넘는 대형 의대가 무려 5개 대학이 되었습니다...
-
하는분들 개많을듯ㅋㅋㅋ
-
아무나 쪽지주세용 궁금한거 있어요
-
책값도 싸고 진심도 느껴짐,,, 그나저나 조정식 월간지 어떻게 사요...?
-
두던데 그거 꽤 정확도 높나요?
-
예상 ㄱㄱ
-
이번 정책 통과되면 이제 개원 힘들어지고 양극화 심해지고 약사처럼 되는 거 맞지?...
-
이쯤되면 정부는 절대 물러설 생각이 없는거 같고 이제와서 발 빼는게 불가능한...
-
너무 늦네 대법원까지 가구만..
-
삼수는 진짜 하기싫은데
-
정확히 예상대로ㅋㅋㅋ 12
저번글에서도 말했던 그대로 흘러가는중이네요 ① 각하도 인용도 아닌 ‘기각’이었고 ②...
-
분위기가 딱 0
2월에 2000명 발표 나왔을때랑 비슷하네요
-
의대생분들도 지금 단체 휴학중이고 전공의들도 수련 지금 안하시고 계신건가요? 전공의...
고마워용
드가자~
전업이 아니시면 스케쥴러는 필수죠...응원해용 ㅎ
시간재고 문제풀면 시간 압박때매 오히려 급해져서 문제를 풀 때 충분히 사고를 못하지 않나염?
전제조건이 어느정도 실력이 쌓였을 때를 기준으로 말하는거라...엄청 빡빡하지만 않으면 괜찮습니다 ㅎㅎ
우리(? 감히 이번만 묶어보겠습니다)만 알아야하는데
이런 영업비밀을 유포하시면...!
히히 못가
극소량의공부만해서 지속 쌉가능이라 읽을필요가 없었다
허걱 ㄷㄷ
밀도가 높아져서 좋더라고요
매우 공감가는 칼럼이였습니다
나머지 칼럼도 기대할게요
첨언하자면 집중의 단위는 해당 과목 1~2모고시간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수능대박 기원할게요~
50분 공부 10분 휴식 루틴으로 하고 있는데. 항상 공부 밀도가 높다고 생각이 안들어요.. 예를들어 수학이면 시험장에서 푸는 그 스피드와 두뇌회전이 공부할때는 훨씬 느리게 되는?편입니다. 정상적인 상황인가요? 아니면 문제가 있다고 보시나요? ㅠㅠ
집중력&현장상황에 적응하는 연습
한달치 계획을 세우고 주간 계획, 일일계획으로 쪼개서 하고 있습니다. 하루 할일을 다하고 나면(보통 5시간 내외) 꽤 시간이 남아서 그 이후로는 내일치 공부를 쉬엄쉬엄 하고 있는데 잘 하고 있는 걸까요??
원래는 막연히 시간만 늘리자 주의였는데 그렇게 하다보니 '이걸 빨리 끝내고 쉬자'는 식의 학습의욕이 없어서 아예 공부법을 바꾸고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현재 실력에 비해 목표가 높은 것도 있고,
공부로 살면서 한번도 성과를 내본적이 없어서 제 방법에 의심이 많이 가네요 ㅠㅠ
쉬엄쉬엄 말고 빡세게
플래너 안 쓰는 사람으로써 수능 시간표에 대응하는 과목별 공부는 좋은거 같네요 .. 국어만 아침에 하고 나머지는 뒤죽박죽이라 ..
그럼 하루 루틴을 만들어야하니 퐁당퐁당으로 탐구하거나 문학/독서 나눠서 하는건 안 좋나요?
추천하지 않습니다만...안될거야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