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사범 [234336] · MS 2008 · 쪽지

2010-03-18 00: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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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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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루한 수리성적은 항상 나의 발목을 잡았다.
학년초부터 '3월 모의고사 성적에서 떨어지면 떨어졌지 수능에서 오르지 않는다' 라는 선생님들의 말씀 속에서
3월 모의고사를 봤다.

3월 서울시 교육청 모의고사
언 96 수 73 외 98 탐구 144
씁쓸했다.

항상 1학년, 2학년 때는 70점대를 찍어도 그러려니 했는데
막상 3학년 모의고사에서 73점을 찍으니까 두려워졌다.

난 바로 수리 인강을 듣기 시작했고
그 엄청난 커리를 빠른 속도로 독파하기 시작했다.
월수금은 수리인강의 날로 잡았고
학교 쉬는시간에는 순열조합문제를 5문제씩 꾸준히 풀었다.

4월 경기도 교육청 모의고사
언 90 수 66 외 96

언어도 엄청어려웠던 때였지만 수리도 장난 아니었던 시험이었다.
문제는 오랜만에 수리점수가 60점대로 내려간 것.(그런데도 1등급이다. 참..ㅋㅋ)

하지만 수리공부를 위한 스퍼트를 늦추지는 않았다.
꾸준히 하던대로 하였고
틈틈이 언외도 보충하고 수업시간에는 사탐에 충실히 하였다.
물론 사탐도 겨울방학 때부터 인강을 들었지만
고3 때 사탐인강을 들은 이유는 강사들이 너무 재밌어서
좀 쉬어가는 의미에서 들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복습도 하고.

그렇게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언 71 수 77 외 94

최악이다. 내가 유일하게 자신있어하던 언어가 저렇게 되어버렸다.
게다가 그렇게 어려웠던 4월 교육청 모의고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이렇게 무너지니 내가 교육과정평가원과 맞지 않는가도 생각하니 너무 속상했다.
수리는 쉬웠는데도 불구하고 또 70점대가 나왔다.
난 난이도에 상관없이 일정한 점수를 찍는다.
우리반에 잘본애들이 좀 있어서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순간 창밖을 바라보며 재수를 생각하기도 했다.(다들 6,9월 모의고사보고 재수결심한다더라.)

그래도 난 공부할 수 밖에 없었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날 저녁에 과일을 들고 찾아오신 어머니를 뵙고
난 다시 의지를 불태웠다.
나뿐이 아닌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 모의고사를 보며 느낀점은 그동안 수리에만 치중하다보니
과목별 밸런스를 맞추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언어공부시간을 좀 늘려갔다.

난 언어공부할 때 오로지 기출문제를 풀었다
기출문제만 3~4번 풀었다.
외국어공부도 똑같았다
오로지 기출돌리고 또 돌리고.

7월 인천 교육청 모의고사
언 91 수 82 외 96

드디어 수리가 좀 오르기 시작했다!
저것도 좀 실수가 있어서 저정도이니 참 내가 대견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언어점수 회복도 필요하고
수리도 확실히 100점을 맞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여름방학 때 내가 듣고 싶은 수업만 들었다.
내가 선택한 사탐은 국사, 한국지리, 근현대사, 사회문화였다.
내가 들었던 수업은 근현대사뿐이었다.
한국지리는 학교 선생님이 무성의하게 가르친 관계로
사회문화는 원래 선생님이 시간 때문에 다른반 수업을 맡으셔서 수업 스타일이 맘에 들지 않는 선생님이 가르친 관계로
국사는 심화수업으로 따로 하므로
듣지 않았다.

이외 언어와 수리는 들었는데
그래도 수리는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언어도 학년 후반에 좀 마찰이 있었지만
나름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좋은 수업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대망의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언 92 수 92 외 94

할렐루야!
언어도 어느정도 회복하였고, 수리도 처음으로 90점을 넘어보았다.
정말 이때보다 기쁜 때가 없었다.
이번에는 자랑스럽게 어머니께 수리를 92점 받았다고 자랑하였고
언어도 제감각을 찾았다고 안심시켜드렸다.

그 이후의 공부도
언어: 기출문제(계속 다시풀기)
외국어: 기출문제( " )
수리: 인강커리 + 쉬는시간 순열조합문제 풀기
사탐: 수업시간 집중 + 가끔 쉴 때 인강들어주기(강사 레알 재밌음 ㅋㅋ)

10월 서울시 교육청 모의고사
언 94 수 78? 외 89

11월 수능을 앞두고 저러니 미치겠다.
갑자기 왜저럴까 생각해보니
그냥 내가 너무 자만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열심히 집중하였다.
(사실 하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를 보느라 집중을 잘 못했다. 진짜 끝내기 홈런 죽여줬다.)

그렇게 수능이 다가왔다.
선배가 수능전날 티비만 봤다고 하셔서
나도 수능전날 티비만 봤다.
머리를 비운다는 것에는 나도 동의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능이 찾아왔다.
아침에 선생님과 후배들의 격려를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갔다.

[수능]
언어는 너무 쉬웠다. 난 '쓰기 - 비문학 - 소설 - 시' 순으로 푸는데
쓰기도 쉬웠고 비문학도 쉬웠고 소설도 쉬웠는데
시에서 완전 막혔다
시 6문제정도 남겨놓고 시간이 30분 좀 넘게 남았었다.
그래서 혼신의 힘을 들여 확실하지 않지만 간신히 풀었다.
(후에 채점하니 비문학만 틀렸더라....)

수리도 쉬웠다.
한문제 남았는데(사각형문제) 30분이 넘게 남았었다.
여유있게 풀었다. 검산도 다하고
15분 남았을 때 순간 못푼 한문제를 발견하였다.(지수로그함수문제 판정문제)
ㄱ,ㄴ은 쉽게 판정했는데
ㄷ이 쉽지 않았다.
5분 정도 남았을 때(이미 다른건 마킹 완료한 상태다.)
간신히 ㄷ을 식을 변형하여 그래프에 나타내어 판정하였다.

외국어는 진짜 어려웠다.
세상에 빈칸 추론 문제에서 3점짜리가 두개나 나올 줄이야!
이런 경우는 3년 내내 한번도 없었다.
진짜 별표가 한 10개정도는 되었다.
편법(skill)같은건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대학 못갈 것 같아서 썼다.
그래서 간신히 다풀었지만 빈칸 3점짜리 문제 하나와
마지막 지문 첫번째 문제가 너무 헷갈렸다.
끝까지 생각하다 결국 내 가치가 기우는 쪽으로 찍었다.
(후에 채점하니 그 두개 틀렸다.)

사탐은 그냥
내가 무슨 생각으로 본지도 모르겠다.
너무 복잡하고
헷갈리고
피곤하고
시험장은 덥고
안그래도 평소에 사탐 연속으로 보면
완전 어지러웠는데
국사 모르는 거 나오고(나중에 보니 마킹실수도 했다.)
한국지리 표 삭나오고 어지러워 죽고
근현대사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하고
사회문화 표 또 삭나와서 복잡해서 헷갈리고 어지럽고
그래서 사탐은 다 망했다고 생각했다.

아랍어는 뭐 하나 헷갈렸는데
찍었더니 틀렸다. ㅋㅋ
(48점으로 1등급 +99%를 찍었다. 여기서 +는 99%이면서 표점이 다른 두 점수대를 구분하기 위한 것. 99%중 +는 표점이 높은 99%)

수능점수
언 95 수 100 외 95 국사 91% 한국지리 97% 근현대사 84% 사회문화 96% 아랍어 99%

난 내가 가고싶었던 어문계열 쪽으로 원서를 집어넣었고
지금은 내가 다니고 싶었던 곳에서 강의를 듣고 친구들을 사귀고 있다.

가군 :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 우선선발
나군 : 서울대 국어교육과 - 최초합
다군 : 홍익대 경제학과 - 최초합(장학금) ---> 이건 그냥 홍대 중에서 '어느 것을 고를까요 알아 맞춰 보세요~~~' 이거 해서 찍은거다.

지금은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다니고 있는 풋풋한(?) 10학번 새내기이다.

[마무리]
이글을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구요.
모두들 11입시에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랄게요^^

p.s 논술은 평소에 해야해요. 서울 논술학원들 돈만 많이 받지 실속은 없어요.
돈받을라고 하루에 맨날 5시간씩 쓰게하는거봐요. 시간을 많이 책정해야 학원비를 높게 받으니까 저러는거에요.
시간마다 학원비가 정해지는 거거든요.
평소에 책 가끔 보시고 일주일에 한번씩 가까운 소규모 논술학원 다니셔요.(아무래도 제가 아는 논술 학원이 짱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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