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휴..
16년 11월.. 검사의 꿈을 갖고 공부하고 있던 문과생에겐 최순실사태란 너무 견디기 힘든 사건이었다
알음알음 전해듣던 루머가 진실로 밝혀졌을 때, 어느 누가 그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할까. 문고리부터 시작해서 십알단..뭐 이런 것들은 난 모두 믿고 싶지 않았고, 그러려고 했다. 실제로 내가 그 시스템의 정상에 올라 그것을 개혁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그런 믿음이 깨지기 시작했던 것들이 11월 촛불시위를 보며 깨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시민의 힘이 모여 시위를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주권이 바로서고 있는 일 아니냐고 반문하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시스템이 그렇게까지 썩었을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그러던 중 아주대의 이국종 교수, 그리고 법의학자 문국진 교수에 대한 다큐를 보게 되었다. 정말 아무생각 없이 본 영상에서, 난 무언가를 느꼈다. 의사가 된다면 적어도 내가 갖고 있는 정의관을 깨면서까지 환자를 대하진 않겠구나. 외압이 가해진다 하더라도, 일단 난 환자를 살림으로써 내 자신이 추구하는 정의 그것만은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수능을 1주일 앞둔 그날, 난 직감적으로 의대를 가야 함을 깨달았다.
당연한 반응이겠지만, 주변에선 격렬할 정도로 많은 반대를 했다. 집안에서부터, 학교, 친구, 그 어디에도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을 찾을순 없었다. 모두 '문과에서 이과? 가능하겠어?' 조롱섞인 반응뿐이었다 (물론 본인은 전과목 1을 찍어본 적이 있었다. 그런 경험이 없다면, 글쎄. 난 이렇게 공격적으로 옮겼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나 역시도 수능을 보기 전이었던만큼, 일단은 그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수능날, 난 뜻하지 않게 코피를 흘렸고, 국어와 수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을 모두 망쳤다. 당시 정시로는 국민대정도. 어차피 이왕 이렇게 된것, 난 그냥 이과로 가기로 결심했고, 날 비웃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1년 뒤를 기약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돌아온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난 이번 수능에서 과기대. 숭실대 정도 라인에 걸렸을 뿐이다.
물화를 안했기에 공대도 대학가서 힘들고, 어차피 나의 관심사는 공대가 아니다. 오로지 의대만을 바라보고 온 이번 1년에서, 난 무엇을 얻었는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답은 내년에 한번 더 수능을 보는 것이지만, 이번엔 올해의 성과를 바라본 사람들의 무조건 대학을 가라는 말 뿐. 아마 이번엔 그 말을 어기긴 힘들 것 같다. 다수의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것은 정말 큰 결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의 꿈을 아직 포기하지 못했다. 올라갈 수 없는 산에 무턱대고 올라가려 하는 건지, 올라갈 수 있는 산의 중턱에서 포류하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난 이번에도 한번 더 배수의 진을 칠 생각이다. 학고반수..견딜 수 있을진 잘 모르겠다. 뭐. 아무도 안믿는데, 나라도 믿어야지. 점점 우울해진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공부끝나고 볼려했는데 메인 글 때문에 다 끝난거였구나....
-
성적 정정할 일이 많음? 걍 낮아도 그러려니 할거같은데
-
@Chisato 1
하악하악
-
우선순위가 어캐될까
-
누가 좀전에 라면+김밥사진 올리는 중범죄를 저질렀어 그치만 자야돼..
-
문학 강의 추천 0
메가랑 이투스 있눈데 이번 6모 76이고 문학 2개 틀렸는데 이대봉전에서 1개랑...
-
강민철 - 1호선 전철 일단 길은 정해져있고 목적지에는 도착함. 근데 가는 길에...
-
또다시 휴릅의 세계로 떠나볼게요..
-
다들안녕 15
오랜만이야.. 닉이 왜이러냐면 나도 이렇게 별로일줄 몰랐어..
-
별거 없을거같긴 하지만...보신분들 어떤가요??? 수능을 위해 얻어갈만한게 있나요???
-
오늘밤 6
매일밤 자꾸만 니생각만 나는 그대의 디바디바디디바
-
공부 하나도안함 ㅋㅋㅋㅋㅋ 과외도 애들 시험기간이라 1주일 휴가라 개백수마냥 술만 쳐마심 ㅋㅋ
-
수능만 끝나면 23
애들이랑 술 개퍼먹어야지 ㅇㅇ 개가 되고싶다
-
adhd 유전 당할 애가 너무 불쌍함 상쇄해줄 정도로 돈 많이 벌면 정상인 배우자...
-
나도 술 마셔보고싶다. 26
수능끝나고 도전해봐야지..
-
대치 러셀 0
지방교대 합격증 있어도 연고대반 들어 갈 수 있나요?
-
유퀴즈에 1
정신과 의사한분 나와서 정신병으로 자살하는건 선택이 아니라 투병중에 죽는거다 하시니까 뭔가 위로된다
-
이만 잘게용 4
다들 수고많았어용
-
아ㅅㅂㅅㅂㅅㅂㅅㅂㅅㅂㅅㅂㅅㅂ자살해야겠다
-
역시 사람들은 2
갈등을 조아해..ㅠ 다같이 외쳐 강평!(강민철선생님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
야식ㅇㅈ 8
-
자러갈게요 12
다들 좋은 꿈 꾸셔요 여담이지만 전 어제 시머 단과 수업듣는 꿈 꿨어요..;;
-
1주년 남친 선물 12
ㅊㅊ좀
-
금딸 4일차 5
후….
-
코난 더 이뻐졌네 13
레이블 옮기고나서 스토리도 탄탄해진거같고..아주좋군
-
[고1][고2] 기말고사 +10점 가능한 직전 대비 자료! 0
안녕하세요. 수학의 판도를 바꾸는 Math Changer 어수강 박사 (과천...
-
15일차
-
기말 D-4 0
쉽지않아
-
남자 둘이서 갔는데 둘 다 울면서 나옴
-
쪽지로 기만하는애들아 하위 99%인생사는 애한테 그런거 자랑해서 뭐하냐 다른데 가라
-
골치아픔.. 사실 공지방에서도 알려주고 학교에사도 문자로 뭐 하라고 보내주는데 그냥...
-
요즘 4
경제 너무재미없는데 재밌는사탐과목 없나요 ㅠㅠㅜ
-
F여서 그런지 눈물이 나더라 내 상황에 대입해봤자 공통점 많이 없는데도 슬프다
-
2주정도개고생하면감다시잡히겠지
-
ㅜㅜㅜ
-
계기가 궁금하네
-
나는 버러지다 0
그새를 못 참고 야식을 처먹기 때문
-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야발 ㅋㅋ
-
좀 잘 읽하는것같기도… 6모치고 충격먹어서 하루에 3시간씩 꾸준히 해주고있는데
-
비록 저는 기하러지만 2학년때까진 미적을 한 사람으로서 제일 좋아하는...
-
D-141 7
할 수 있다
-
부모에게 사랑을 못받았거나 자기 나이대 사람이랑은 못사귀니 포기한거라는 말이 있던데...
-
국어 고정1입니다. 작년까지 김승리 듣다 현강 마감이라 빡세기도 하고 새로운거 좀...
-
과외 2개하고 역할맥 혼술하고왔다...
-
6모 15 22 30틀려서 88인데 28 29는 순수 실력으로 풀어서 맞추고 27은...
-
배고파서 13
오이 먹음
-
편도가 부었는데 17
피곤해서 그런건지 담배때문인지를 모르겠네
파이팅 정시는 줄어도 논술은 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