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햄이o [798377] · MS 2018 · 쪽지

2018-12-08 09: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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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n=2, 3)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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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쓰려고 했으나 너무 길어질 거 같아서 포기하고 내가 n수하면서 느꼈던 점들


1.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수능 공부가 호흡이 긴 공부다 보니, 공부를 하다 보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까먹고 기계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다. 성적이 안 오른다는 말은 아닌데, 효율이 상당히 떨어진다. 내 상황이 어떤지, 내가 어떤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국어 공부를 할 때 기출만 반복해서 풀다가 수능을 조졌다는 말도 이 고민을 하지 않아서 하는 말들인가 싶다. 기출 분석이 중요한 게 아니고, 구조도를 다 그려보는게 중요한 게 아니고 수능에서 비슷하지만 새로운 지문이 출제될 때 난 어떻게 이 글을 읽을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수학, 탐구도 마찬가지다.


2. 수능 볼때는 정신력이 제일 중요하다. 정신력은 (상당 부분) 체력에서 나온다.

 내가 이걸 몰라서 재수를 망했다. 수능 볼때 멘탈은 상상 이상으로 중요하다. (올해 수능보신 분들은 거의 다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국어가 갑자기 어렵게 출제되었을 때 나만 어려운 게 아닐 거라는 의연한 마음이 필요하다. 수학 답개수가 안 맞을 때 "올해는 다르게 냈나보네.ㅋㅋ"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시험장의 압박감 때문에 이게 쉽지 않은데, 체력이 떨어진 수험생에게는 이게 더 힘들다. 몸이 지치면 무기력해지고 그러면 시험장에서도 꼼꼼히 봐야 될 걸 자꾸 놓치게 되고, 그러면 멘탈이 점점 파괴되더라.


3. 내가 (제대로) 공부한 건 어디 가지 않는다

 나는 중학교 때 경시대회 준비를 했던 사람이다. 14-15살 어릴 때 새벽 한두시까지 학원에 남아서 공부를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때 시험 결과가 정말 처참했다. 그러고 나서 개고생을 했다는 느낌에 허무했던 기억이 있는데, 내가 공부했던 건 어디 가지 않더라. 수능공부할 때, 논술 시험장에서 그 때 배웠던 걸 또 써먹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재수할 때도 수능을 생각보다 많이 못 봐서 이럴 거면 뭐하러 공부를 했나 생각을 많이 했는데, 덕분에 삼수할 때 힘 덜 들이고 공부했다. (그래도 국어는 좀 할걸) 어렸을 떄부터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하고싶은 게 아니라, +1수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해드리고 싶은 말이다. 공부를 제대로 했다면 여러분이 공부했던 것들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고 여러분들을 도와줄 것이다. 그러니까 너무 힘들어하지 마요. :)


4. 모든 것이 나의 경험이 될 것이다

 재수를 할 때 남들보다 내가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다. 남들은 다 자기만의 길을 찾아 나아가고 있는데 혼자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아서 많이 힘들더라. 근데 생각해 보면 그 때 많은 생각들을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 수 있었다. 삼수 할 때는 내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까 조금 덜 힘들더라. 지금은 조금 늦어도,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도 모든 게 다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더라. 사람이 인생을 사는 속도는 각자 다르다고 생각한다. 남들보다 내가 늦어 보인다고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 


 아 더 이상 못쓰겠다 역시 열줄 넘어가는 긴글은 너무 어려운 것이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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