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로 졸업해서 문과논술 합격한 썰
저는 97년생이고 자연계열로 고등학교 졸업, 학종으로 Y대 분캠에 입학했습니다.
1학년 생활을 하다 학교 줄세우기나 하고 술이나 퍼마시는 과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대학생활은 이게 아니었는데.
휴학하고 반수를 했습니다.
그때 제 삶은 방향을 잃었고
제가 무얼 하고싶은지도 모르는 채
다른사람들이 다 대학을 가니까 가는가보다 하고
타율적으로 살고 있던 저저신의 모습에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까 고등학교 3년동안 무슨 직업이나 진로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도 없었고
학교라는 공간은 책과 책상 사이 저를 가두는 공간에 불과했을 뿐 오히려 저를 정체시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학종을 위해 공부보다는 교내활동과 창의적 체험활동에 집중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습니다.
학교는 틀어박혀서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꿈을 찾아가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다른 이에게는 몰라도, 적어도 제게는 그렇지 못했던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당연히, 목적 없는 반수 성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학교는 과감히 자퇴를 했습니다.
무엇보다 서울에 집을 둔 저로서는 금전적 부담이 작지 않아 물심양면의 괴로움에 시달렸습니다.
아 물론, Y대 서울캠으로 전과하는 방법도 있긴 했는데, 동기부여가 안됐습니다. 하고 싶은 전공이 없었으므로.
이후 1년간, 지금 삶의 방향을 잃은 채 타성에 젖은 삼수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동안 지인이나 인터넷을 통해 관심있는 분야들의 실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막연하게나마 국제관계, 방송(미디어), 의료, 출판, 항공산업에 관심이 있었기에, 적극적으로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종편채널 조연출부터, 대학병원 간호보조, 도서관 장서관리, 항공관련 학원 조교(전기자격증 보유)를 해 봤습니다.
그렇게 1년동안 여러 진로에 대해 더 깊고 현실적인 고민을 하였지만 결론이 나지 않은 저는, 군입대를 결정했습니다.
항공에 흥미가 있던 저는 자격증을 이용해 공군으로 입대하였습니다.
공군에 와서 선후임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국방부 월간지 리포터 활동도 하며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제가 복무하는 기지는 연합기지였고, 근무하는 부서는 미군들과 함께 업무를 하는 부서였습니다.
같은 부서의 미군이 가져오는 미군 일간지를 보며 이전에는 막연한 관심분야였던 무역이라는 분야에 눈길이 가며
미중 무역제재, FTA,관련 서적을 읽기도 하고, 일과후 TV에서 관련 이슈가 나오면 왠지 더 관심이 갔습니다.
그렇게 6월, 원래 글쓰기에 자신이 있었던 저는 이번 입시에 인문논술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5개월 동안 논술준비에 매진했습니다. 물론, 최저를 맞추기 위한 수능준비도 했습니다.
수능을 다 준비하는건 솔직히 말해서 시간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이것은 핑계라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휴가를 나올때도 박람회에 가기도 하고, 논술특강을 듣는 등 입시를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매일 고된 노동을 하며 놓은지 오래된 공부를 다시 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간부분들, 선후임들이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말그대로, 주경야독의 반복이었습니다. 정말 괴롭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마지막 논술날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서울 K대 국제통상학 전공에 최초 합격했습니다.
물론 저는 논술로 대학교에 합격했지만 어쩌면 저의 지난 3년이야말로 학종에 어울리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렇게 진로를 찾아가는것이야말로 성적만능주의의 한국 대학입시에서 지향해야할 진로탐색의 방식이라고 봅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그렇습니다. 붙고 나서야 할수 있는 조금은 건방진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도 꿈 없이 남들의 시선에 쫓기며 살아가고있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많아 글 씁니다.
간판만을 추종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찾으십시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꿈은 분명 그림자뿐인 간판보다 의미가 클 것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을 응원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수능 성적 박살난 케이스 많나요? 현역 n수생 포함해서요
-
41걸음ㅋㅋ
-
1. 니가 생각하는 서성한 니 내신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2. 그 서성한 정시로...
-
임고 준비해야지 하고 생각할 때는 의욕이 1도 안 생기다가 대학원 준비해야지 하고...
-
생각해보니까 설대 일반과 갈거면 이과도 사탐런 아닌가? 1
사탐런 해서 학부대학 광역가면 과탐해서 그 과 들어가는거랑 똑같은거 아닌가요?
-
나만 수학 어려웠냐... 국어는 쉬웠는데 수학이 미쳣 킬러 4점같은문제 2-3개정도...
-
응원해주세요ㅠ
-
밴드부 드갈까.. 14
고민되뇨..
-
목요일에 어디갈까 14
부산 vs 대전
-
어디에 걸면 되는건가요?
-
뀽뀽 0
뀨
-
엊그제 마마에서 데뷔무대 갖고 오늘 정식 데뷔했습니다. 엠넷 서바이벌 아이랜드2에서...
-
실채점 때 국어 탐구는 그대로 나올 거 같은데 수학은 여기서 표점 2점 정도 더...
-
수능끝나니까인생이좀낫네요
-
Vs쌩얼이지만 자연스러운 시골녀 누구랑 놀래
-
내년 오아시스 콘서트 10월 21일 화요일인데 이걸 가야할까요, 말아야할까요 내년에...
-
공부하려고 앉아있는데 1시간짜 폰 중이네 ㅋㅋ 문제가 심각한 듯 에효
-
다군 8칸 0
서강인문자전 8칸에 적정표본수도 넘겼으면 실채나와도 웬만하면 붙겠죠?
-
만약에 이렇게 두개 붙었다고 치면 다들 어디가실건가요.. 전 중학교 고등학교 둘...
-
[속보] 일본 교도통신 “日대표 야스쿠니 참배는 오보…깊이 사과” 1
일본 교도통신이 최근 논란이 된 ‘사도광산 추도식’ 일본 측 정부 대표의 2022년...
-
5 5 4 이런 거 괜찮은가요..? 아니면 안전빵(6칸 이상) 하나를 넣고 6 4...
-
초 비 상 17
내 동생이 지금 내방에서 내 컴 뺏어서 롤하면서 남친이랑 통화함
-
수1수2는 시발점 들었고 미적분 더 비기너스 들을건데 상관 없죠 ?
-
호감테스트 0
그러함뇨
-
2020~2023 기출들이 요즘평가원꺼보다 훨씬어려운거 맞죠? 진짜 시간 4배는 더걸리는듯
-
원래 있었는데 이제 없넹
-
구청알바가자잇 8
용돈도 배당금도 장학금도없으므로 이거떨어지면 진짜내게남은건 20만원뿐
-
"이게 아닌데...30번은 킬러인데....케이스가 두 개밖에 안나온다고?"
-
빠가사리임뇨
-
무물보 31
저도 이미지랑 질문 써드렸으니 이번엔 질문 받아요 공부/입시/취미/음식 등 전부...
-
제시문 면접에 내년 입학하면 휴학하자는 거에 찬성할거냐 반대할거냐 라고 물어보면 어쩌지..?
-
흠냐뇨이..
-
마지막으로 질문합니다 너무 불안해서요ㅠ 중복답안 같은거 수정처리해준다는거죠..?...
-
야동 4
서울대입구역 2번출구로 나오셔서 샤로수길 가시면 있어용
-
엘리뇨 1
그러함뇨
-
아 살짝 취했네 1
잠 온다
-
12월 6일이면 좋겠다 ㅅㅂ
-
41은 이게뭐노인데... 어떻게 변별한건가요..?
-
아니면 계산 생략해서 이정도에여??
-
ㄹㅇ 내가 개구리 이미지인가 청?ㅐㄱ구리,?? 난 질문 안 원했다고
-
제가 가체점이랑 omr이랑 한문제가 햇갈리는데 진학사 가체점판 입력하면 실체점때...
-
과제함뇨 1
날 말리지 마뇨
-
도피성 수면을 아세요? 15
별게 다있네
-
ㄹㅇ이
-
책 사려고 보니까 망했네...
-
확통할걸.... 7
문돌 현여기에게 미적은 사치다
-
흐하핳 4
머리에 마구니가 잔뜩 으흐흐흐ㅡ
-
애매...한 그래도 오랜만에 강남역 가서 재밌었음뇨
-
진학사에서 서울대 내신 평가는 어떻게 적용해서 예상점수컷하고 칸수 만들어 내는 건가요?
답은 논술이다
ㅋㅋㅋㅋ 꼭 그런건 아니구요.. 여기도 경쟁률 거의 40정도 됐어요. ㄷㄷ 그러고 보면 솔직히 운도 좋았네요
고대 논술이면 재작년이군요
고대에는 국통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