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보 [293424] · MS 2009 · 쪽지

2011-12-04 00:46:04
조회수 1,666

의료수가가 낮으면 결국 의사와 국민 모두에게 독이 됩니다.

게시글 주소: https://i1000psi.orbi.kr/0002228682

지금 우리나라가 피안성 정재영이 인기를 끌고 있고 쏠림 현상이 심각하단건 다들 인정하시죠?

단적으로 얘기하면 이게 다 비정상적인 의료수가때문입니다.

외과나 흉부외과와 같은 일명 3D 과들이 인기를 못끄는건 단지 3D여서가 아니라 그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왜냐하면 외과, 흉부외과 이쪽들 수술은 대부분 의료보험이 적용되있어서 정해진 수가밖에 받지 못하거든요.

근데 정치권, 심의협쪽에선 계속 의사때리기하면서 수가 낮추고 있죠. 올려도 물가상승률만큼 안올려주니 결국 수가가 낮아지는거랑 같아요.

따라서 3D가 아니거나 비보험 수술, 치료가 많은 과쪽으로 많이 쏠리죠...

문제는 보편적으로 생명과 직결되어 많이 시술되는 치료들이 외과, 흉부외과쪽이라는 겁니다.

물론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등의 과들도 피부복원 등과 같이 일상생활 복귀를 위해 꼭 필요한 수술들이 있지만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경우가 많잖아요.

비인기과로의 공급은 점점 줄어드는데 수요는 줄어들지 않으니 근무환경은 점점더 열악해지고 이것은 또다시 공급을 줄이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결국 수요대비 공급이 지나치게 낮아져 의료혜택을 받지못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수 있어요.

비인기과에 남아있더라도 돈 안되는 보험적용수술 거부하고 비보험 수술위주로 병원 유지합니다.

이거 현재진행형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낮은 의료수가가 좋은것같나요? 의사들도 죽어나고 결국 부메랑은 국민에게 돌아옵니다.

국민들이 보면 의료수가 높이려고 하는 의사들은 아주 배가 부른것같죠?

이게 결코 의사만 피해보는 상황이 아닙니다.



물론 의료인은 국민들에게 의료혜택을 주어야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하지만

의사는 봉사인이기 전에 한명의 국민입니다.

의사도 자신의 행복추구권이 있어요. 누구나 돈을 더 많이 벌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쓸 권리가 있답니다.

왜 의사는 국민을 위해 희생해야된다는 무조건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계시나요?

사명감 가진 의사가 되라고하지만

인간이란게 자기 앞가림 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남들 신경쓰지 못하잖아요.

어쨌든 먹고 살 수 있어야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비판은 환영하나 비난은 하지말아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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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신이치 · 299016 · 11/12/04 00:58 · MS 2009

    저도 동의합니다.. 물론 현재 의사들이 못 산다.. 그러니까 올려라.. 이건 아닙니다.. 하지만 의사를 너무 공격하는 추세는 좋은 거 같지 않네요.. (지금보다 의료수가를 올려라를 주장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제 생각이에요..)
    단적인 예로 이번 산부인과처럼 어쩔 수 없이 산모가 출산 중 사망한다고 해도 의사의 책임이 있다라는 걸로 법이 추진된 걸로 아는데요..(자세히는 몰라요... 이 말이 틀리더라도 그냥 논리적으로 제 얘기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산모 가족 입장에서는 +가 되죠. 근데 이게 무조건 산모 가족 입장에서 +가 될까요?
    이건 너무 근시안적인 +인거 같은데요.. 조금만 생각해보면 둘 다 -일 꺼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의대생이라 의사편을 든다! 이게 아니에요(저는 현재 M.D가 아닌 Ph.D로 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건 결국 환자에게도 안 좋아요.. 의사들이 환자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위험한 산모는 우리 병원에서 출산할 수 없다..' 뭐 이렇게 해서 환자를 안 받아드리면.. 살 수 있는 산모도 병원 찾다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잖아요...
    결국 둘 다 -인거 같은 데... 너무 근시안적으로 의사를 공격하면서 표를 의식하다보면, 둘 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 슈퍼신이치 · 299016 · 11/12/04 01:03 · MS 2009

    의료수가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incentive가 없는 일에 노력하려고 할까요?
    제가 원래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과외할 때 정말 학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을 합니다.. 하지만, 과외비가 적으면 아무래도 하기 싫어질 때가 많더군요.. 여러분은 안 그렇습니까? 학생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학교 선생님과 맞 먹을 정도로 큽니다. 하지만 과외가 봉사가 아니잖아요.. 그렇다보니 돈을 많이 주는 가족, 혹은 많이 챙겨주는 가족의 아들, 딸에게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건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는 거 같애요..(과외 하신 분들 모두 공감하시죠?) 의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이러한 논리로(의사도 사람이니...) 환자도 질 높은 치료를 받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네요.. 미래에는
    정말 사람을 살리겠다는 사명감으로 의대에 진학한 학생도(저도 과외학생 생각해서 과외 시작했으니...) 치료에 대해 열정이 조금은 식을 수 있다고 생각하네요.. 적어도 열정이 더 커지지는(자극되지는, incetive) 않을 거 같네요.

  • 슈퍼신이치 · 299016 · 11/12/04 01:03 · MS 2009

    의료수가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incentive가 없는 일에 노력하려고 할까요?
    제가 원래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과외할 때 정말 학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을 합니다.. 하지만, 과외비가 적으면 아무래도 하기 싫어질 때가 많더군요.. 여러분은 안 그렇습니까? 학생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학교 선생님과 맞 먹을 정도로 큽니다. 하지만 과외가 봉사가 아니잖아요.. 그렇다보니 돈을 많이 주는 가족, 혹은 많이 챙겨주는 가족의 아들, 딸에게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건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는 거 같애요..(과외 하신 분들 모두 공감하시죠?) 의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이러한 논리로(의사도 사람이니...) 환자도 질 높은 치료를 받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네요.. 미래에는
    정말 사람을 살리겠다는 사명감으로 의대에 진학한 학생도(저도 과외학생 생각해서 과외 시작했으니...) 치료에 대해 열정이 조금은 식을 수 있다고 생각하네요.. 적어도 열정이 더 커지지는(자극되지는, incetive) 않을 거 같네요.

  • 꽈보 · 293424 · 11/12/04 12:04 · MS 2009

    저도 과외를 계속 해봤기에 공감합니다. 처음에 아무리 학생을 위해 시작했다고 해도 노력만큼의 보상이 없으면 당연히 지치고 애정이 떨어질 수 밖에 없네요. 의학도 마찬가지죠...

  • black-swan · 378883 · 11/12/04 01:39 · MS 2011

    제 생각도 그래요. 솔직히 의사의 꽃은 외과의. 서전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물론 다른 분야들도 다 환자의 생명과 관련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건. 또 가장 영향력이 큰 건 외과의 쪽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의사가 신이라도 되는 줄 아나봐요.
    하루에 3~4시간 밖에 못자는 전문의들(외과의 쪽)이 있는 데.
    외과의가 되겠다는 확실한 신념같은 게 없는 의대생들은 아예 생각 조차 안해보겠죠.그게 현실아닌가요.그게 현실적인거겟죠.
    의사이기 전에 사람이기 때문에.
    의대까지 공부 미;친 듯이하고 레지까지 힘들게 한 사람들이. 조금 쉬고 싶은 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보수라든지 뭔가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공급이 더커지고.
    그래야 그쪽 외과의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그래야 그 다음 세대의 의대생들중 외과의 쪽으로 가는 사람의 비중이 커질텐데.
    계속 때려 잡고만 있으니..

  • 나르♡ · 298640 · 11/12/04 02:51 · MS 2017

    음.. 그런데 사실 이게 계속 건강보험료를 올린다고 해도 한계가 큽니다.
    실제로 지금 건강보험료는 계속 많이 올라가고 있어요.
    그리고 소득의 %로 내기 때문에 총액도 많이 올랐죠.
    근데 문제는 약값(약사가 받는 돈 말고 제약회사에게 가는)이 갈수록올라가고
    우리나라가 고령화에 자꾸 접어든다는 게 큰 것 같네요.

    제 생각엔, 의사가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이득이 되려면
    일단 '수가 올려달라'라고만 하지말고
    국민건강보험을 좀더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기위해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데서(효능 대비 좋은 복제약을 쓰기를 권하던지 하는) 줄이려는 발언을 하면서
    비정상적인 수가를 같이 강조해야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지금은 의사집단이 갑이 아닌 을의 집단이기 때문에
    좀 더 국민의 공감대를 얻으려는 노력을 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겠죠. 사실 신뢰를 잃을 수 밖에 없는구조가 지금 '행위별 수가제'라서 문제지만...

  • 꽈보 · 293424 · 11/12/04 12:01 · MS 2009

    우선 세가지 반문을 드립니다.

    1. 건보료가 많이 올랐다고 했는데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적게 올라가면 당연히 실제로 버는 돈은 적어지는게 아닌가요?
    생필품들조차 물가상승률에 맞춰 가격이 큰폭으로 상승하는데 건보료와 수가가 그렇게 오르면 안된다는건 이해가 안가네요.

    2. 보험료지출을 줄인다? 지금 가장 쉽게 보험료지출 줄이는게 수가 죽이기인데 이건 본문에서 얘기했듯 문제가 있고요.
    약들도 다 수가가 정해져있어 보험료 지출을 줄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해서 값싼 복제약을 쓰고 이 수가를 그대로 받아먹는 방법을 써왔는데 이걸 리베이트라고 합니다. (이게 수가가 가진 맹점이죠)근데 정부에서 의사때리기하면서 리베이트가 마치 도덕적으로 엄청 나쁜식으로 얘기해서 리베이트 파동때 의사들의 권위에 또 흠집이 났어요. 결국 바닥으로 떨어지는 의사들의 권위가 더 떨어지면서 국민들의 의사에 대한 신뢰가 더 떨어졌습니다.
    너무 얘기가 빠졌군요. 결론은 지금 의료보험 시스템 자체가 비정상적인데 지출을 줄인다는게 가능한가입니다.

    3. 행위별 수가제가 왜 신뢰를 잃을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건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기도 하고 포괄적 수가제가 시행되면서 어이없는 상황이 많이 발생해서 더욱 민감한 부분이네요.

  • 나르♡ · 298640 · 11/12/04 18:59 · MS 2017

    아, 제가 내일 시험인데ㅠㅠ 나름 길게 써보려고하지만 생각하는 것을 다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좀 더 이야기가 오갈 수 있다면 쪽지로 이야기하면 좋겠네요.

    1.먼저, 저는 실제로 버는 돈이 적고 많냐를 말씀드린게 아니란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그냥 간단하게 말해서 건강보험료에는 미미하긴 하지만 누진율이 반영되어있고 총액으로 따지면 꽤 많은 금액이 점점 늘어나서 징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제가 알기론 그렇습니다.) 단순히 물가상승률만큼만의 총액이 늘어난다는게 아니란 말이죠. 하지만 그만큼 수가가 높지는 않은 것이, 징수액을 늘리는 만큼 다른 보장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기때문입니다. 또한 고령화에 따라 지출은 점점 늘어나게 되죠.(그리고 물가상승률 보다 안올랐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제가 알기로는 그것은 꽤 예전의 이야기이고, 근래에 들어와서는 적자재정을 메우기 위해 물가상승률보다 높은적도 많았고 올리는 시기도 자주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갈수록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걷는 돈만 올리는 것으로 의사에게 돌아올 파이를 잘챙기게 하는 것보다는 좀 더 현명한 방법을 선택해야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은겁니다. 건강보험료를 많이낼수록 국민들은 더 많은 보장성을 원할 것이고, 이런 보장성은 의사가 아닌 관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므로 단순히 건강보험료 인상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다른 효율적인 방법을 추가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급하게 쓰려다보니 말을 복잡하게 한 것 같네요.

    2. 약의 수가는 건강보험공단과 제약회사가 정하게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약회사들의 파워가 약할 것 같지만 실제로 제약회사나 약사단체들의 파워가 상당히 강합니다. 우리나라의 제약회사는 전체 약중의 60~70퍼센트가 카피약인데 OECD 생활수준에 비해서 카피약에 대한 가격을 매우 높게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가격대비 효과적인 저렴한 약들을 처방하게끔 유도하는 것 역시 잘 못하고 있습니다. KBS 시사기획 중에서 하나 괜찮은 편이 있던데 보면 도움 될 거 같네요.(눈덩이 약값, 뛰는 보험료)

    그리고 리베이트는 잘못된 것이 맞습니다. 물론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서 어쩔수없는 선택이라고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베이트를 합리화 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리베이트가아니라 의사들도 약가격을 낮추게끔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비 지출을 줄임으로써 자신들에게 가져올 파이를 올릴 방법을 계속 고민하는게 맞는 방법이겠지요. 리베이트를 했으니까 의사의 권위나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지요. 애초에 정정당당하게 그런걸 하지 않아야했습니다. 어차피 그 돈이 건보 지출이 제약회사로 간다음에 다시 자신에게 2차적으로 돌아오는 건데 사실상 건보 지출을 직접 자신들에게 가져올 수 있게 투쟁이나 발의를 했어야죠. 리베이트가 사실상 꼼수잖아요. 그리고 리베이트 자체가 애초에 의사-환자와의 신뢰성을 깨는거나 다름없습니다. 의사-제약회사 / 환자이런 구도로 만들어서 환자들에게 더 불신감을 심어줄 수 밖에 없죠. 아 말이 길어지네요 의도와는 달리...

    그리고 저는 의사들이 이렇게 정당한 방법을 요구하면서 지금 잃었던 의료전문직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그다음에는 의료정책까지 개입할 수 있게 된다면 좀 더 실정에 맞는 정책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품게 되더군요. 지금은 아무래도 불신감이 너무 강해서 맡기지 않는 경향도 분명 있다고 봅니다. 어쩔수 없이 우리가 스스로 정화하고 전문성을 계속 입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된다고 생각합니다.

    3.행위별 수가제는 말 그대로 의료 횟수에 따라 받는 돈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괜히 과잉진료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니지요. 의사들도 '이 환자가 몇번이나 우리병원에 와야 내가 얼만큼 벌텐데'라는 생각이 뼛속까지 박히게 될겁니다. 경제생활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 생각을 환자들 역시 하게 됩니다. 환자들도 이런 구조를 알기 때문에 의사들을 불신할 수밖에 없죠. 자신에게 이런저런 검사를 다 하는 의사들이 필요없는데도 검사를 의뢰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행위별 수가제가 장난말로 환자를 돈으로 보게만드는 거라고 말이 많습니다. 사실 의사들이 행위별 수가제 때문에 이런 저런 수요(미용과 같은)을 일부러 만들고 창출해서 수익을 보전하고 늘리리고 있죠.그런 면에서 의사-환자간 불신관계의 가장 첫단추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행위별 수가제를 하면 그에 대해 파생되는 다른 문제점들도 많습니다. 약도 많이 처방받을 것이고 건보에서 보장되는 검사들도 많이 의뢰되는 경향도 큽니다. 이게 다 결국 건보에서 나가는 돈이 됩니다. 그리고 괜히 의료기기회사라던지 제약회사들 배만 불려주게끔 돈이 새는 길이기도 합니다.

    사실 포괄수가제는 지금 건보재정이 부족해지는 것을 꼼수로 이용하려드는 제도여서 문제가 많은 것이지 그 정의상 그렇게 나쁜제도만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수가에만 집중하는 의사가 아니라 전체의 틀을 바라보고 의견을 표출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에게 돌아오는 파이가 커질 수 있겠죠.

    말이 진짜 길었는데, 제 주장 한마디 이것만 보셔도 됩니다.
    저는 정공법을 주장하는 거에요. 결국 건강보험공단에서 나가는 돈은 의료종사자에게, 제약회사에게, 그리고 간접적으로 의사를 통해 의료기기라던지 이런 규모경쟁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나가게 되는 것을 알고 좀 더 불필요한 것들을 줄여서 우리에게 가져오는 파이를 늘리는 전략이나 정책을 우리 스스로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불신이 가득한 구조에서는 의사는 을의 계급에서 벗어나기 힘들겁니다.
    지금은 의사들이 파업하는 것도 불법으로 되어있고, 또 제가보기엔 의사들 또 파업하면 진짜 무서운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이 길었네요ㅠㅠ

  • 꽈보 · 293424 · 11/12/04 23:06 · MS 2009

    아 많은 걸 배웁니다.
    바쁘신데도 장문의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부가적으로 의사들의 도덕성이 추락한 것에 대해 제가 아는 걸 얘기드리고싶은데요.

    전국민의료보험이 처음 시행된건 박통때였죠.
    그 당시 북한에서 전국민 공짜의료혜택을 시행한다고 떠들어대자(근거는 없죠 지들이 걍 발표했으니)
    박통도 질수없다싶어 전국민 국영의료보험을 만들기로 합니다.
    의료보험의 핵심 3가지는 수가, 보험료, 가입율인데
    박통은 당연히 전국민의료보험이니 가입율을 100%로 잡고있었습니다.
    문제는 수가와 보험료인데 이당시 개인 의원들은 똑같은 수술을 멋대로 가격책정해서 돈을 받고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수술비 평균으로 수가를 잡아 보험료를 계산해보니 어마어마하게 비싸더랍니다.
    이렇게 되면 분명 가입율 100%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박통은 일단 수가를 확 낮춰놓고
    의료계에는 가입율이 높아지면 수가를 같이 올려주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의료계는 반발했지만...박통이잖아요. 밀어붙여서 드디어 1975년이었나 이때쯤 전국민 국영의료보험을
    시작합니다.(북한과의 경쟁때문에 더더욱 빨리 밀어붙였습니다.)
    가입율은 점점 증가해 약 10년뒤인 1985년(정확하진않네요) 목표인 100%를 거의 달성합니다.
    문제는 박통의 약속과는 달리 수가가 가입율에 비례해 증가하지않았습니다. 거의 변하지 않았죠.
    수가가 증가하면 당연히 보험료가 증가하는데 보험료 증가하는거 좋아하는 국민 당연히 없으니
    여론악화를 막기위해선 수가와 보험료를 틀어막아야했죠. 그래서 전두환정권으로 바뀌어도
    수가와 보험료는 증가하지않습니다. 이것이 정부가 의료계와의 약속을 깬 첫 사례라고 볼 수 있어요.

    의사들은 그래도 살아남았습니다. 오르지않는 수가때문에 충분한 수입이 보장되지않았지만
    보험 비적용 시술들이 남아있기때문이죠. 그와 더불어 리베이트도요.
    그동안 정부는 이것을 묵인해두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리베이트로 인해부패로 가는 이 악순환을 끊기위해
    의약분업을 강제로 시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리베이트에 대한 엄청난 규제를 시작합니다.
    이 때 의사들의 권위는 바닥을 치게됩니다. 당연히 국민들의 불신도 엄청나게 커졌죠.


    의사들의 신뢰성 문제가 의사 개개인의 인성과 사리사욕만으로 생겼다면 현재같진 않았을겁니다.
    단편적으로 보면 정부가 이런 사태를 만들어내고 키워서 터뜨렸다고 생각되네요.
    만일 이 모든게 의료계가 잘못한 것이라면 우리가 스스로 자정하려는 노력을 하면 점차 개선되어가겠지만
    시스템의 문제라면 지금 정계에선 힘이 약한 의료계가 직접 상황을 바꾸긴 쉽지않을것같네요.

    제 의견은 먼저 의료계가 힘을 키워 자기 목소리를 뚜렷하게 낼 수 있어야 지금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고
    그래야 국민들의 의사들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지않을까란 겁니다.

  • 꽈보 · 293424 · 11/12/05 00:05 · MS 2009

    결국 본문에서나 댓글에서나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지금 의료보험시스템이 정상이 아니다와 현재 수가를 높이고 낮추는 것에 대한 편견을 버려달라는 겁니다.

    그리고 결국 의사될 오르비 분들에게 당부드리는건

    자기 목소리를 당당히 낼 수 있는 젊은 의사가 되자는 거에요.

  • 나르♡ · 298640 · 11/12/05 01:15 · MS 2017

    말씀하신 내용은
    올 초의 교육과정 중 '환자-의사-사회'라는 과목에서
    기본 교양으로 배웠던 내용이네요.
    그렇죠. 분명 정부에서 의사집단을 갖은 속임수와 뒤통수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걸 주장하면 과연 국민들이 알아줄지, 저는 의문입니다.
    그래서... 더 힘든거겠죠...ㅠㅠ

    왜냐하면 그들 눈에는 지금 의사들은 고생은 하지만
    여전히 고소득자이고, 과거를 얘기하면서 하는 주장들이 결국
    '우리 주기로 했던 돈 더달라!'라고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이 왜곡된 해석(아무리 설득해도 이건 왜곡될 수 밖에 없어요. 애초에 시선이 올곧지 못한 탓이겠죠.)은 의사집단이 바라는 결과를 낳지 않을게  명약관화입니다.

    저도 꽈보님께서 말씀하신 방법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을'의 집단이기에 진짜 의료제도를 주도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그들이 우리를 믿고 우리가 하자는 대로 할 수 있게 신뢰를 주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꽈보님의 말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분명 옳은 말씀입니다.
    하지만 현실에 비추어봤을 때는 우리가 힘을 기를 방법도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어려운 듯 보입니다..

    로비력 정치력을 올리는 방법이 있겠지만.. 글쎄요 그게 가능할지...

    그래도 자기 목소리를 낼수있는 당당한 젊은 의사에는 공감합니다.
    의사들도 정치에 관심을 갖고 좀 더 지금의 적대적인 수가에만 치중하는 생각보다는 '사회적'인 생각을 통해서 환자와의 공존과 전문직에 대한 보상을 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꽈보 · 293424 · 11/12/05 01:29 · MS 2009

    이미 국민들 눈밖에 나서 회복하기가 쉽진않기에 좋은 방법 찾기가 힘드네요 ㅎㅎ ㅠㅠ

    현실성을 생각하란 것 정말 중요해요. 이상만 좇다가는 결국 절벽아래로 떨어지고 말겠죠.

    누가 맞다틀렸다 구분하는건 더 이상 의미가 없네요 ㅎㅎ

    젊은 의사들이 뭉쳐 앞으로의 길을 함께 모색해 나가는 게 중요한 것같아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셤 잘치세요~!

  • 나르♡ · 298640 · 11/12/05 01:23 · MS 2017

    약사집단은 이런 걱정면에서 참 부럽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그냥 약값이겠거니라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생각보다 국민들이 민감하게 조제료나 약관리료 등의 가격에는 민감하지 않고 정치력과 로비력도 월등하기 때문에 약사집단엔 여러모로 걱정할 것이 없어보이네요..

  • 꽈보 · 293424 · 11/12/05 01:30 · MS 2009

    밉지만 한편으론 부러운 집단이네요 ㅎㅎ

  • 킹콩 · 335921 · 11/12/04 21:51 · MS 2010

    의보 당연지정제 안하면 될 것 같은데요.

  • 꽈보 · 293424 · 11/12/04 23:09 · MS 2009

    의보 당연지정제를 안하면 전국민에게 같은 의료보험혜택을 주고자하는 국민의료보험의 취지에 어긋날텐데요...

  • 킹콩 · 335921 · 11/12/05 01:20 · MS 2010

    나군-연원의 지망 현역입니다. 선배님 글 읽고 속이 시원해서.. 좀 시니컬~했나요?
    죄송합니다. 저희 아빠는 치과개원의 이시고 엄마 친구 분들은 거의 MD 이신데..
    의보 당연지정제 거부할 권리를 찾아야한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원서 영역 성공해서 진짜 선배님으로 뵙고싶습니다. 합격하면 쪽지 드려도 될까요?

  • 꽈보 · 293424 · 11/12/05 01:23 · MS 2009

    물론이죠^^ 오르비로 좋은 후배 알게되면 저도 환영입니다!

    의보 당연지정제때문에 사실 밥그릇이 줄어드는건 사실인데요 ㅎㅎㅎ
    제 신념때문에 의보당연지정제는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의사이기 전에 이 나라의 국민이다.' 가 제 신념이에요

  • 킹콩 · 335921 · 11/12/05 01:31 · MS 2010

    예~~ 쫌 이르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선배님 신념 멋지십니다!

  • 꽈보 · 293424 · 11/12/05 01:36 · MS 2009

    예비후배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ㅎㅎ

  • 나르♡ · 298640 · 11/12/05 01:25 · MS 2017

    당연지정제를 안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좀 더 공부하시면 의사들에게도 당연지정제를 폐지하는 것이
    의사집단에게 폐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게 되실겁니다.

    그리고 그런 주장은 일단 먹혀들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