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떡먹기(거미손 후기)
* 필력이 그리 좋지 않으니 흥미가 없으시다면 뒤로가기를 누르셔도 좋습니다.
* 모든 내용은 전부 주관적입니다.
차례
0. 누워서 떡먹기.
1. 내가 떡을 먹던 방법.
2. 왜 거미손인가.
3. 꼭 거미손이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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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누워서 떡먹기
- ‘누워서 떡먹기’ 매우 쉬운 일을 지칭하는 속담이다.
하지만 과연 누워서 무언가를 먹는 일이 쉬운 것인가?
방구석에 누워서 햄버거나 콜라를 자주 먹던 경험을 돌이켜보면 누워서 무언가를 먹으면 숨을 쉬기도 어려울뿐더러 가끔 음식이 얼굴로 떨어지거나, 베개가 흥건해지는 대참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본다면, ‘누워서 떡먹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를 쉽다는 표현으로 사용한 선조분들께서는 떡 먹기 고정 100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즉, 누군가 ‘이 정도면 누워서 떡먹기지.’ 라는 발언을 했을 경우 수학으로 치자면 ’야, 이거 수학 30번 정도로 쉽지 않냐?‘ 이런 식의 기만발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철수가 국어시험에 앞서 ”야, 국어정도는 누워서 떡먹기지.“ 과 같은 발언을 하였을 경우 철수는 국어황일 확률이 매우 높다.
다만 이것이 철수의 착각이었을 경우, 철수는 떡 먹기의 힘듦을 이겨내지 못하고 떡이 목에 걸리는 참사가 일어나게 된다.
나는 국어라는 떡을 누워서 먹었다.
1. 내가 떡을 먹던 방법.
- 현역 시절 모의고사에서 국어 1등급이 아닌 적이 없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문법을 잘 가르치셨던 영향도 있고, 기출문제를 꽤 많이 풀어 평가원에 익숙해진 영향도 있었다.
다만 내가 항상 의아했던 것은 내가 친구들에게 국어를 가르칠 수는 없었다는 점이다.
‘그냥 읽고 그냥 풀면 대충 나오는데 굳이? 문법은 외우고 나머지는 읽고 풀어.‘ 가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의 전부였다. (논리 없는 그읽그풀이어서 설명을 못했던 것이다.)
이 자신감은 그대로 프로필 옆의 S 마크를 얻는 것으로 이어지게 된다.
1년이 지나니 아쉬웠다. 나는 S대를 가고 싶었던게 아니라 의대를 가고 싶었다.
그 아쉬움에 수능을 다시 보게 되었고, 내가 학교에 다니던 1년 동안 1컷 84라는 괴랄한 시험이 나와있었다.
나는 국어를 잘하니까. 읽는 속도가 빠르니까. 차라리 1컷 84일 때 봤으면 이득 많이 봤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었다.
자신이 있었기에 독학을 했으며, 나는 누워서 떡을 먹었다.
그냥 문제를 푸는 것에만 열중했고, 내가 어떻게 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다.
6·9평에서 비문학을 틀렸을 때, 다시 읽어보고 다음엔 그냥 더 잘 읽자는 생각에서 멈췄었다.
풀이에 논리가 없었고 그저 자신감으로만 가득했던 나는 수능에서 그대로 떡이 목에 걸려 체해버렸다.
구체적으로 BIS에서 3개를 틀리며 장렬히 산화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냥 비문학을 두고 러시안룰렛을 하고 있던 것 같다. 하필이면 그게 수능 때 터진 거고.
잘 가라. 내 메이져 의대..
2. 왜 거미손인가
- 거미손을 만난건 우연이었다. 수능이 끝나고 복기를 하며 내가 비문학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인강을 기웃거리기도 했고, 서점을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딱히 만족스러운 성과는 없었다.
이전의 기억을 살려 오르비 아톰에 들어갔고, ’피램’과 ‘거미손’이 눈에 들어왔다.
피램 출간일이 늦길래 거미손 샀다.
지난 7일이 주문해서 오늘 13일에 1독을 완료하였고 내가 느낀 거미손-기본편에 대해 말해보겠다.
(여기부터는 말투가 달라집니다.)
1) 사용법 (문제풀이로 넘어가기 전에 꼭 읽고 가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 이 책을 가지고 자습을 하실 분들께 가장 필요한 항목입니다.
먼저, 문장의 서술방식에 따라 ( ex) 정의, 계산식, 조건 등 )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간단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글의 서술방식은 몇 가지로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방식에 따른 접근법만 알아도 문제를 푸는 것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또한 본인이 풀고 난 이후 읽게 될 선생님의 해설도 이 접근법과 같은 맥락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거미손을 제대로 활용하기 꼭 숙지해야할 부분입니다.
둘째로, 독해에서 선생님이 어떤 기호로 표시할지 안내되어있습니다.
거시독해 부분을 보는데 선생님이 사용한 기호가 무슨 기호인지 모르면 거미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겠죠.
선지에 관한 안내항목도 있는데 독해에 주안점을 둬서 1회독에는 제가 선지까지 챙기지 못했습니다.
2) 손글씨 거시분석
- 글을 읽으면서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문단에서 중요한 부분이 어디인지를 이해해야하며, 글 전체의 흐름을 잡아야 합니다. 다만 이 ‘중요한 부분’, ‘흐름’이라는 표현이 단순히 글로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중요한 부분을 찾겠다고 글을 읽는 모든 순간에 힘을 주게 되면 어느 부분이 중요한지도 모르겠고, 피로는 빨리 누적됩니다. 그렇다고 힘을 빼자니 글의 내용이 기억이 나질 않게 됩니다. 문단의 중요한 부분을 잘 모르니 문단이 서로 연결될 리 만무하고 결국 지문을 겉핥기식으로 이해한 채 문제를 풀게 됩니다.
유현주 선생님의 거시독해를 보면 글을 읽을 때 어디서 힘을 주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중요키워드는 기호로 표시되어있고, 문단이 서로 연결되는 부분은 화살표로 표시하여 글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선생님의 표시를 보면서 따라하는게 아니라 본인이 어떻게 읽었는지를 기억하며 거시독해와 비교해본다면 2회차, 3회차에 읽을 때는 지문을 더욱 부드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분석된 지문 옆에는 내용구조도 라는 도식이 하나 있는데 문장의 흐름이 도식화되어져 있습니다. 지문의 내용이 하나의 도식으로 머릿속에 있어야 소위 말하는 왔다갔다를 안하고 풀 수 있기 때문에 선생님이 그린 도식과 제가 이해한 내용이 비슷한가 미시독해로 넘어가기 전에 참고용으로 활용하였습니다.
3) 미시분석 (제일 좋았던 부분)
- 저는 거미손-기본편을 보기 전까지는 지문에 이러저러한 표시를 굉장히 많이 하면서 풀었습니다. 이름 나오면 네모치고, 이론 나오면 동그라미치고, 원리 나오면 밑줄치고.. 이러다보니 결국은 지문 전체가 네모와 동그라미와 밑줄로 도배되어서 어디가 중요한지를 전혀 모르겠어서 다시 찾아가며 풀고... 이번 BIS가 딱 그런 꼴이었습니다.
저의 경우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일단 읽고보자.’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해도 대충하고 흐름도 모르겠고 일단 머리에 넣으니 결국 문제를 풀 때는 안읽은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버렸죠. 거미손 첫 문제가 항원항체키트 문제였는데 여기서도 지문과 문제를 왔다갔다하고 있었습니다. 다 풀고 거시분석을 보니 제가 표시한 건 거의 의미없는 동그라미와 밑줄이었고, 미시분석을 보니 생각을 어디부터 잘못하고 있었는지가 눈에 보였습니다. 저는 말 그대로 글을 핥고 지나가다시피 했는데 선생님은 문단별로 나누어서 ‘사고 영역의 기준’, ‘행동 영역의 기준’을 세워놓고 ‘이럴 때는 이렇게 해야해.’, ‘모든 정보를 가져가기는 힘들지만 그럴 땐 이렇게 해보자.’ 라고 방향을 잡으시더군요.
너무 횡설수설한 것 같아 미시분석이 뭐가 좋았는지 정리해보자면 ‘뭘 해야하는지 알기 쉬워서’ 좋았습니다.
거시분석에서는 어디서 힘을 주어야 하는지 배웠다면, 미시분석에서는 그 힘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배우는 단계입니다.
‘사고 영역의 기준’에서는 한 문단의 문장을 보며 ‘특정 문장에서는 이렇게 해보는 게 좋다.‘ ‘여기에 주목하면 된다.‘ 독해의 흐름을 교정할 수 있습니다. ’사고 영역의 기준‘이 내용 중심이었다면, ’행동 영역의 기준‘은 구조나 구성을 중심으로 어떻게 사고해야하는지를 적어두셨습니다. 미시분석을 읽다 보면 그 문제의 흐름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다른 지문에서 비슷한 구조를 만났을 때의 사고 흐름을 정할 수 있게 됩니다. 미시분석을 읽으며 본인의 사고의 흐름을 잡으려고 노력하였고, 4번째 문제부터는 지문에 별도의 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선생님이 적어두신 사고의 흐름과 최대한 비슷하게 가려고 노력하면서 머리 속에 문장을 구조화해서 쌓아두려고 노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완독을 앞둔 시점에서는 왔다갔다를 거의 안하며 문제를 풀었습니다. 확실히 효과가 좋은 것 같네요. 계속 국어만 해서 그런가 ㅎ..
4) 전체적인 구성
- 미시분석에서 선생님께서 ’특정 문장에서는 이렇게 해보는 게 좋다.‘ ’여기에 주목하면 된다.‘ 와 같이 설명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러한 설명이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다양한 유형의 문장과 문단을 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본인도 본인의 장점을 잘 알고 계셨는지 인과, 대조, 병렬 등 다양한 서술 방식이 사용된 지문을 종류별로 다 들고 오셔서 거미손 하나로도 기본적인 설명은 전부 다 하셨습니다.
5) 가성비 좋음
- 1) ~ 4)를 보시면 느끼실 겁니다. 이걸 제가 9,900원 주고 읽었습니다.
3. 왜 꼭 거미손이어야만 하는가.
- 사실 꼭 거미손일 이유도, 유현주 선생님일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안나 카레리나의 첫 구절을 인용하여 말씀드리자면
”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
아마 국어에서 실패한 학생들은 각자의 원인으로 실패했을 것입니다. 다만 성공한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모두 결과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비슷했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어느 선생님을 따르든, 어느 교재를 따라가든 퀄리티만 보장된다면 그리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국어 영역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퀄리티 좋고, 가격도 비슷하다면 이왕이면 미모까지 갖추신 분의 책을 사고, 강의를 듣자.
이상입니다.
다음은 2021년 수능 국어 누워서 떡먹은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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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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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대는 2
띵
지금대로만 하시면 메이져 불꽃가능이실듯
선지분석에 대한 얘기를 추가하자면, 선생님의 미시분석을 계속 읽다보면 문제를 풀때 선생님과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 특정 용어에 대한 정의, 비교, 구조 등 출제 포인트가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선지가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이해하면 단순히 뭘 물어볼지 예상하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여기서 이걸 이렇게 꼬아서 물어보겠구나가 보입니다. 저만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이런거 생각하면서 읽으면 기억도 더 잘되는거 같더라구요.
한 문제의 모든 선지를 다 예측한 적은 없지만 몇개정도는 보이는걸보면 신기하긴 합니다. 결국 선지를 만드는 방법도 정해져있더라구요.
헐 저도 진짜 겉핥기식으로만 문제 읽고 편안하게 풀어서 여태까진 비문학 잘만 풀어온 사람인데 막상 고3 되고 어려운 문제들 읽어보니까 진짜 이렇게 해선 안 풀리고 지문에 표시만 잔뜩이구 해서요ㅠㅠ 혹시 비문학 읽는 법 바꾸신(?) 후엔 어떤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갖고 지문 읽어가시는지 여쭤봐두 될까용.....
제일 먼저해본건 자신한테 맞는 속도 찾기였어요. 밑줄을 많이치고 왔다갔다한다는게 본인기준으로는 이해를 안하고 넘어간게 많아서 생기는 문제였어요. 그래서 일단 지문을 읽는 속도에 변화를 주면서 평소보다는 약간 느린 속도에 정착하게 된 것 같아요. 좀 느리게 읽더라도 평소보다 이해가 잘되어서 문제푸는 속도는 오히려 더 빨라지더라구요.
문제를 풀 때는 지문에 호기심을 갖는 쪽으로 생각을 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내용이 나오려나. 지금 이런 내용이 나왔으니 다음 문단에는 이런 내용이 나오겠지? 등등의 생각을 하니까 머리에 더 오래 남더라구요.
일단 이 두개를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이후에 현주t 사고과정을 하나둘씩 읽으면서 최대한 비슷한 생각을 해봐야겠다 한 것 같아요. 처음부터 굳이 급하게는 안가고 한 지문에 하나씩만 얻어가도 성공이다라는 생각으로 풀었네요.
그리고 평소에는 진짜 하나도 문제 생각 안하면서 읽었는데 풀다보니까 이제는 이거 문제로 나오겠다싶은게 보이더라구요. 이거 딱봐도 문제다 왠지 이거 둘이 비교할 것 같다. 주어를 다른걸로 바꿔서 낼 것 같다. 얘 물어보겠네. 이런 생각하면서 가는것도 왔다갔다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있어요.
혹시 강의도 들으셨나요?
강의는 안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