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 -> 문과 전과 후 현역으로 정시 연세대 합격한 기록(1)
Some of these days 님의 2019학년도 수능 성적표
구분 | 표점 | 백 | 등 |
---|---|---|---|
한국사 | - | - | 1 |
국어 | 139 | 99 | 1 |
수학 나 | 131 | 97 | 1 |
영어 | - | - | 1 |
사회 문화 | 65 | 99 | 1 |
생활과 윤리 | 61 | 87 | 2 |
아랍어 | 48 | 50 | 5 |
군 | 대학 | 학과 | 점수 | 순위 |
---|---|---|---|---|
가군 | 성균관대 | 사회과학계열 | 777.530 | - |
나군 | 대구한의대 | 한의예과(인문) | 970.734 | - |
다군 | 중앙대 | 경영경제대학 | 697.680 | - |
*실지원은 성대사회과학/연대행정/중대경영경제였습니다.
저는 00년생이고, 19학년도 수능을 봤습니다. 고2에서 고3으로 넘어가는 겨울방학에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했으며, 2019학년도 수능을 보고 정시로 연세대에 합격했습니다.
문과로 전향한 이유
고2 때까지는 이과였고,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꿈꿨습니다.
그러다 두 사건을 계기로 고2가 끝나고 고3으로 넘어가는 겨울방학에 전과를 결심하게 됩니다.
첫 번째 사건은, 일주일 밤새면서 코딩 경진대회 준비를 한 일입니다.
코딩은 생각보다 노가다의 비중이 많았습니다. 논리적 설계가 좋아서 꿈꾼 프로그래밍은 10분 설계와 한시간 오류찾기의 무한반복이었습니다. 이대로 프로그래머가 되었을 때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내가 잘하는 게 뭐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사건은, 내신 수학 5등급이었습니다.
1~2학년 내내 수학 등급은 3~5를 왔다갔다 했고, 이대로 갔다가는 지방대도 싹 다 떨어지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탐은 그나마 괜찮았으나 수학을 못하는 이과생은 갈 곳이 없었습니다.
위와 같은 사건들을 겪고 고2가 끝났고, 겨울방학이 시작됐습니다. 첫 한 달은 학원 종합반에서 이과 공부를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과 공부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과거를 되짚어봤습니다. 제 재능을 찾기 위해서.
저는 책을 진심으로 좋아했고, 많이 읽었습니다. 시험 전날에도 책을 읽었고, 고3 때 수능 공부를 하면서도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국어 성적은 3년 내내 1등급이 나왔습니다. 오케이, 저는 국어를 잘했습니다.
그리고 사회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사회쪽 책을 좋아했습니다. 오케이, 저는 사회도 좋아했습니다.
그럼 결론은 문과 전향이죠.
생각이 끝나자마자 그날 밤 담임 선생님에게 연락해서 문과로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별 게 없었습니다. 그냥 바꿔주시더라구요.
그래서 남은 방학 한 달 간은 학원 이과반에서 문과반으로 옮겨서 공부했습니다 ㅋㅋ
그리고 대망의 3월, 개학 후 첫 모의고사를 봤습니다.
본격적인 시작
별 기대가 없었던 3월 모의고사에서 문과 1등을 했습니다. 성적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과학중점학교였던 저희 학교의 성향에 따라 문과 모의고사에서의 전교 등수는 비교적 높게 나왔습니다.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모의고사 한 번으로 정시파이터가 될 만큼 야수의 심장은 아니었습니다. 내신도 챙기고, 논술도 준비하고, 정시도 준비하기로 했죠. 차피 전과까지 한 거 그냥 제 맘대로 준비하려는 심산이었습니다.
고2때까진 공부에 그다지 흥미가 없던 제가 고3 모의고사 이후로 공부에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몰입했다는 말은 공부 시간을 늘린 것이 아니라 공부에 관해(메타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아침에 눈 떠서 공부법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해서 자기 직전까지 생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도 저녁에는 유튜브도 보고 주말엔 롤만 했습니다. 나중에는 롤하다가 집에서 잠깐 쫓겨난 적이 있는데.. 이건 나중에 적겠습니다.
어쨌든 한 달 정도 생각하니 대충 견적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방학 때 다닌 학원 원장님의 도움도 받았습니다(제주 오x학원 원장님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광고아닙니다). 이 원장님은 이후 원서영역에서 또다시 큰 도움을 주십니다.
견적이 나오니 1년 계획도 완성되었습니다. 6월까지는 개념(기본서), 9~10월까지는 본격적인 문제 풀이, 10월~11월은 실전 연습을 하기로 했습니다. 인강은 메가스터디로 하고, 독서실도 끊었습니다.
사탐은 생윤, 사문으로 방학 때 이미 결정했었기 때문에 쭉 밀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수학은 현우진, 국어는 혼자서, 영어도 혼자서, 사탐은 학원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또 내신을 챙기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수능 공부를 할 시간은 정규 수업이 끝난 후 네시 ~ 열한시까지였습니다. 시간이 적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게으른 성격이라, 시간을 제대로 쓰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공부법에 대한 고민은 계속 했습니다. 합격수기를 한 백 개는 봤던 것 같습니다. 많이 보니까 공통점이 보이더군요. 나중에는 합격수기&팁들을 한글 파일로 정리해서 수능 전 날까지 보고 수정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국어는 마닳을 사서 쭉 풀기 시작했고, 수학은 인강을 듣고, 영어는 내신 대비(수특, 수완 지문 전체 암기)만, 사탐은 학원 숙제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내신 준비를 비교적 철저히 했습니다. 만약 정시파이터 컨셉으로 내신 공부를 안했다면 페이스를 놓쳐서 수능을 망쳤을 것 같습니다. 고3 내신의 내용은 수능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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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까지 쓰고 다음에 생각나면 다시 와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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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국어공부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부 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TT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 잡히네요.. 그리고 원래 언매를 선택했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언매에 시간 들이는 것 보다 수학이랑 제가 막 사탕으로 바꿔서 사탐도 해야돼서 화작으로 돌릴까 했는데 제가 비문학 그런 글을 잘 못해서 언매를 계속 해야되나 그것도 고민이에요 T T
너무 늦게 확인했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어릴 때 책을 굉장히 많이 읽은 편이라 모두에게 적용될 방법은 잘 모르겠습니다.
언매와 화작 중 공부량이 적다면 화작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언매는 일정 시간을 들여서 마스터하면 이후엔 쉽겠지만 마스터가 어려워 보이구요.
비문학이든 화작이든 문학이든 무조건 이해하면서 읽는 연습 해야 합니다. 이해하는 연습을 하면 이해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이게 글 읽는 속도가 됩니다. 글 빨리 읽는다는 건 글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그림을 빠르게 그린다는 말이거든요. 글 내용이 한 번 그려지면 문제 푸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