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P. [441086] · MS 2013 · 쪽지

2014-01-26 23:41:13
조회수 3,296

고려대 경찰대 수기, 질문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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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법은 충분히 아실테고 멘탈 부분에서 감히 한번 조언 드려볼까 합니다.

어쩌다?? 써 놓은 수기가 있으니(1,3문단이 관련부분)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한심한 실력과 정신 상태였지만 현역 때의 저는 제가 충분히 정시로 서울대를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제 단점에서 눈을 돌리던 저는 정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실수와 한심한 짓을 했고 서울대를 제외한 5개 수시 접수 학교의 논술전형 등급최저를 하나도 맞추지 못했습니다. 정시로 자만했던 저는 논술도 공부하지 않았었고 그런 제가 일반 선발을 통과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기대를 하고 있던 서울대 수시 1차에 합격했을 때는 날듯이 기뻤지만 그나마도 최종에서 불합격을 하고 제가 갈 수 있는 길은 정시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최저를 맞추지도 못할 만큼 처참했던 성적은 제가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서성한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군과 다군에 성균관대와 경희대로 상향지원을 했고 나군을 망설이던 저는 최후에 마음이 약해져 ‘그냥 어느 대학이라도 들어가서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으로 경인교대를 지원했습니다. 경인교대는 충분히 갈 성적이었던 저는 당연스레 초합을 했고 2월 중순까지도 재수와 반수 둘 중 어느 길을 선택할지 계속 고민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대학 최종합격 등록금을 내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그 때 제게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 그래도 내가 누군데... 비록 수능은 망했고 정신 상태도 글러먹었던 나지만 모의고사에서 항상 전교권이고 진심으로 스카이를 바라보던 사람 아니었던가?’ 이런 생각을 하니 경인교대에 들어가서 저를 속이고 사는 것도 재수가 망했을 때를 대비해서 등록금만 넣어 둔다는 선택도 제게는 무의미한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저는 2월 중순이라는 늦은 시기에 갑자기 재수를 결심하고 학원을 알아보러 서초동을 찾아갔습니다. 비타 에듀, 마이맥 대성, 강대 등 여러 학원을 돌아다녀 봤지만 비슷비슷한 혜택에 커리큘럼 제 마음을 확 잡아끄는 학원은 없었습니다. 특히 인강을 자주 보지 않아 유명 강사진 등에 대해 몰랐던 저기에 선생님이라는 요소는 제가 학원을 결정하는데 큰 작용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제가 강남 비상에듀에 갔을 때 이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결심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바로 한 반의 인원수였습니다. 타 학원이 대부분 한반에 4~50명씩 넣어 관리도 수업도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저는 적은 소수 인원에게 관심을 집중해서 최상의 공부환경을 제공한다는 강남비상에듀의 방식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제 마음을 끌었던 것은 타 학원과 비교가 되지 않는 훌륭한 장학 혜택이었습니다. 재수가 금전적으로 많은 부담이 된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기에 아슬아슬하게나마 전액 장학금으로 학원을 다닐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메리트로 작용했습니다.

그렇게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처음에 저는 제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영어를 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주요 과목이 국어와 수학, 영어의 비중을 1대 1대 8이라는 파격적인 수치로 나누고 시간의 대부분을 영어에 투자했습니다. 특히 제가 영어공부를 하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방법은 문장분석이었습니다. 평가원과 EBS의 문장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제가 모르는 단어나 구문이 나올 때마다 그것을 정리했고 외워갔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공부하다보니 따로 문법을 공부하지 않아도 수능을 대비한 문법 실력이 늘어갔고 단어도 마찬가지로 수능필수어휘를 외울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저는 영어 공부를 하면서 이에 그치지 않고 70%라는 상당량이 연계되는 EBS 지문들을 제 나름대로 변형해 문제 예측을 해보는 방법을 취했습니다. 지문의 형식과 구성을 분석해 어떤 유형으로 나올 수 있을지 파악해보는 방법은 출제자가 영어 문제를 낼 때의 의도를 깨달을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이 결과 제가 예측했던 문제는 시중에 나와 있는 대다수의 변형 문제와 크게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정확성을 띌 수 있었습니다. 수학과 같은 경우는 자신이 있었던 과목이었기 때문에 실수만 하지 말자는 일념 하에 서두르지 않는 길을 택했습니다. 2월에 권당 1~2000의 문제가 들어 있는 기출문제지를 2권, 심화 변형 문제지를 2권 사서 꾸준히 풀어가며 8월에 끝내자는 계획을 세웠고 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조금이나마 부족한 부분을 채움과 동시에 문제를 풀어나간 결과 제 계획대로 수학 공부를 할 수 있었고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나오는 대개의 봉투 모의고사에서 항상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국어는 타 과목에 비교해봤을 때 명확하게 바뀐 유형을 먼저 확인하러 EBS 교재를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 결과 화법과 작문에서 출제되는 정형화 된 유형을 찾아내 쉽게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문법에서는 따로 타 교재 등을 공부하기보다는 수업과 EBS에 충실히 공부하는 방법을 통해 출제 가능성이 있는 중요 개념들을 걸러낼 수 있었고 이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문학과 문학을 공부할 때에는 집중력이라는 가장 중요한 스킬을 바탕으로 침착하게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EBS에서 나왔던 지문들은 답안지를 통해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해 같은 작품의 다른 부분이 나왔을 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탐은 타 과목에 비해 재수학원과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게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에 제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명확히 정리하고 시험 실전형의 지식을 선생님들과 인강을 통해 새로 알아가며 항상 잊지 않기 위해 저만의 정리 노트를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윤리와 사상은 정대한 선생님이 매우 잘 가르쳐 주셨습니다. 한국사와 같은 경우는 제가 거의 무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김태훈 선생님과 인강의 강민성 선생님 강의를 들으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2외국어를 공부할 때는 체감연계율이 매우 크기 때문에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을 거의 외우다시피하는 공부를 했습니다.

이런 제가 공부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재수라는 제 위치가 저에게 주는 압박감이었습니다. 이는 정신의 동요를 가져왔고 한 때는 극심한 조울증과 함께 성적 상승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재수라는 것을 사회에 나가기 전에 한번 더 저를 점검하고 갈 수 있는 디딤돌으로 인식하고 실패가 아닌 더 큰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으로 생각하자 이러한 슬럼프는 사라졌고 저는 다시 열심히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어딜 가나 없을 수 없는 인간관계의 문제였습니다. 재수를 하는 대부분은 민감한 정신상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원활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만은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성적과 대학 입학이라는 크게 보면 같은 목표를 가진 저희였기에 점차 서로의 힘든 점을 이해하고 도와가며 더욱 친밀한 사이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재수를 하면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제가 더 성숙해질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고등학생에서 바로 대학생이라는 사회인이 되어서 실패를 겪으며 성숙해지는 과정도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정진하는 재수라는 기간을 통해서 미리 사회인으로서의 경험을 해보고 더 큰 사회에 나아가서도 적용할 수 있는 용기와 전략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재수를 고려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바로 이 부분에서 기인합니다. 재수는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더 높고 당당한 자신을 위해 1년 더 노력하는 시간일 뿐입니다.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보낸 1년은 미래의 여러분의 밑거름이 되는 것입니다. 단순히 이번에 못 간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 목표는 없지만 지금 간 데 보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나를 더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1년을 보낸다고 생각하면서 재수를 하길 바랍니다.


다른 데에 썼던 수기인데 수정하기까지는 번거로워서 그냥 올립니다.

저는 고려대 경찰대 그 외 몇군데 붙었습니다.

불과 1년이지만 재수라는 경험을 해 본 인생 선배의 입장에서 더 해드리고 싶은 말이 많으니 궁금한 거 있으신 분은 댓글이나 쪽지 남겨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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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sky · 489173 · 14/01/27 00:08 · MS 2014

    경찰대준비는어떻게하는게좋을까요??

  • C.C.P. · 441086 · 14/01/27 00:13 · MS 2013

    경찰대 문제는 심화된 경향이 있는 편이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수능형 공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질문자 분이 경찰대를 준비하고 계시는 고 3분이시라면 딱히 다른 공부를 하기보다 수능공부에 충실하면서 경찰대 기출문제를 풀어 유형에 익숙해지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 gwgtjtrj · 491448 · 14/01/27 00:28 · MS 2014

    학원에서 수시 준비는 잘 해줬나요?

  • C.C.P. · 441086 · 14/01/27 00:40 · MS 2013

    네 수시 준비를 위해 학원컴을 지원해주고 그 외에도 입사 내용을 봐 주는 등의 도움을 주었습니다. 논술도 별개로 수업이 있었습니다.

  • 탈진중 · 458354 · 14/10/18 03:18 · MS 2013

    아직 계실지 모르겠지만 경찰대 준비하실때 따로 준비를 열심히 하셨는지 아니면 수능에 충실히 공부한뒤 그냥 보신건지. 어떻게 공부하셨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