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꼰대와 함께하는 수다 1
MBTI ‘I와T’인 아름다운 꼰대의 시선으로 본 수특 시리즈
안녕하세요 수다 떨러 왔습니다,
가독성을 위해 교양있는 저의 실생활과는 너무도 이질적인 거친 구어체로 기록함에 양해 부탁드립니다.
[고전시가 6 누항사]
------------------------시궁창같던 현실-----------------------
자 상상해보자
양반이었던 화자가 시골에서 누더기 옷을 입고 소도 못 빌려 팽 당하고 나서 쫄쫄 굶으며 거리를 걷는 거렁뱅이 기분이 어떨 것 같냐
작가를 투영시켜 가정해보면 임진왜란 때 배 위에서 호령하던 무인이 시골에서 쫄쫄 굶으며 몇 년째 농사일은커녕, 죽을 먹는 상황조차 감지덕지인 거지꼴이 됐다고 생각해보자
이 작품을 수특에서 다시 맞이하는 순간,
과거 나의 슬픈 기억 이 아침 댓바람부터 져며온다.
나는 2013년 말부터 2015년까지 드라마 여주인공같은 병을 앓았다.
초반엔 일어나지를 못하는 정도였는데, 머리를 못 감게 되고, 나중에는 컵을 못 들었다.
그 때 나를 돌봐주고 간간이 위로해주던 한 F 남사친이 연애를 해보자고 말했다.
나는 정색을 했더랬지. 연애 라는 말이 귀에 들리겠냐
사람이 스스로 물하나 못 떠먹을 정도가 되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기어나오는 그 시간이 첩첩산중이 되면 눈에 보이는 게 없어진다.
이와 같은 맥락인거다.
화자는 물로 배 채우고 있고 농사일도 소도 없는 빈궁한 생활을 하는데 강호가도와 천석고황 물아일체를 외치며 “와우 내가 신서언! 내가 밟고 있는 이 땅이 무릉도워언!!”이라고 외칠 각이 안 나온다는 거다.
그래서 기본 베이스로 장착해야 할 이 작품 포인트는 뭐다?
대화부분과 결말이다.
지금부터 눈물 좀 차오르는 양반의 비참한 모습이다.
수특에 나왔는데 모르면 남들 다 아는 거 나만 모르는 게 되니 보자
소 한 번 (빌려)주마 하고 엉성하게 하는 말씀 (엉성한 줄 알았으면 기대는 왜 해 인간 다 믿을 수 없다)
친절하구나 여긴 집에 달 없는 황혼에 허둥지둥 달려가서 (착각은 자유 허둥지둥의 모양새와 시간이 뼈아프네)
굳게 닫은 문 밖에 어두커니 혼자 서서 (이러지말자 화자, 비참하잖아)
큰 기침 ‘에헴’을 오래도록 한 후에 (몇번이나 기침을 한거냐, 목은 괜찮고? 끈기인정이다)
어, 거기 누구신가 (소주인) 염치 없는 저올시다.(화자) (여기가 포인트! 인용부호가 없어서 대화인 줄 모르면 아웃)
초경도 거의 지났는데 무슨 일로 와 계신고 (속마음 : 왜 왔어 귀찮게)
해마다 이러하기 구차한 줄 알거마는 (매년매년이러했다니 연년 여기 못 읽으면 또 오답 나온다)
소 없는 궁핍한 집에 걱정 많아 왔습니다 (너무 솔직해서 안쓰러운 부분)
공짜로나 값으로나 네게 (소를 빌려)주었음도 하다마는 (주인은 화자 너의 그 솔직함이 부담스럽겠지)
다만 어제 밤에 건넛 집 저 사람이 (주인이 드릉드릉 시동건다. 나 너한테 소 못빌려주는 이유 구구절절)
목 붉은 수꿩을 구슬 같은 기름에 구워 내고 (더 똑똑한 새끼가 있었네, 삶은 이토록 사회생활)
갓 익은 삼해주를 취하도록 권하였는데 (따뜻한 고기에 갓 익은 술로 온도까지 맞춰올 정도면 영민함이 굿)
이러한 은혜를 어찌 아니 갚을런가 (은혜라는 단어를 고기와 술에 쓰는 놀라운 현장)
내일 (소를)주마 하고 큰 약속을 하였거든 (작은 언약이 아니라 큰 언약이라 말하는 주인의 과도한 표현)
.
약속을 어기는 것이 편하지 못하니 말하기가 어렵구나 (주인 속마음: 내 상황 알겠지? 이제 그만 가렴)
사실이 그러하면 설마 어찌하겠는가 (여기서부터 화자다 에라이 집가야지)
헌 모자 숙여 쓰고 축 없는 짚신에 맥없이 물러 나오니 (모자랑 신발 헌느낌으로 맞추고 기운없이 훌렁훌렁)
풍채 적은 모습에 개가 짖을 뿐이로다 (개는 짖고 나는 우네)
대화의 인용부호가 없잖아!
한 행이지만 말하는 이가 달라 버리잖아! 고전시가나 소설에서 주의할 부분이다.
국어 수업하고 있으면 저기서 오답에 걸리는 경우 꽤 나와서 빡치면서도 슬프다.
또 하나 주의점! 결말 부분이다.
있으면 죽이오, 없으면 굶을망정 ( 죽도 감지덕지 없으면 굶어! )
남의 집 남의 것은 전혀 부러워 말겠다 (이런 상황인데 여기서 ‘남의 집 남의 것’이 속세에 대한 염증이나 정치현실에 대한 염증이 될 수 없다. 그저 온포정도는 하는 삶이지)
-오늘 다룬 두 부분은 올해 이투스 3월 모고에도 나왔다.-
이 비참한 화자는 결국 어떻게 생각을 마무리하며 끝낼까? 유교걸로서
이 순간에도 생존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분들께 누항사의 마지막 부분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좀 길다.
여기까지 다 읽었어? 넌 될 놈이다.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또 전공하고 국어를 사랑하는 이과생으로서 국어가 늘 여러분의 발목을 잡질 않길 바랄 뿐이다.
끝.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똥 구릉내가 ㅋㅋ
-
쓰레기엔딩 5
Zzzzzz
-
문과의 삶 9
전부는 아니겠지만 제 주변 같은 경우는 수학, 과학에 환멸을 느껴서 문과가 되는...
-
노베이스라서 공부를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도 너무 힘들구 자기 학년 공부가 아니라...
-
N제 추천
-
ㅇㅈ?
-
두번째 문단 이해되는 사람? 아니 지문에서 왤케 틀딱냄새가 풀풀나지
-
미치것다 ㅋㅋㅋㅋ
-
이게 넷플릭스지
-
건수의 0
건수의 목표로 하는데 이 성적으로 가능한가요?
-
1데이에 40분으로 되어있지만 난 거즘 그 두배를 써서 푸는거같은데....
-
제발 일단 지지는 말자
-
아이패드 샀더니 필름 왔는데
-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타격크다 ㅇㅇ 그나마 팀내 이닝이터인 네일 써서 투수조...
-
4~5월달에 개념기출다돌리고 계속 미루다 엑퍼0이랑 솔텍푸는데 문제가 너무...
-
아니 애초에 풍선 길게 늘어져있고 기괴하게 생긴 것부터 섬뜩?한데 (북한 프레임때매...
-
그러다 나처럼되니까
-
저저 볼질을 또
-
반수라 오늘 2일차 등원인데...개 큰일 났네여
-
ㅈㅈ
-
아가 자야지 5
코코낸내
-
시대 서바 국어 3
국어 영역 시대인재 서바이벌 모의고사가 원래 이렇게 어렵나요? 3회까지 풀어봤는데...
-
전 지2 해보고 싶음... 내신때 선택했는데 정시하느라 사실상 노베이스라..
-
오늘 유난히 2
현식이랑 지민이 공이 좋네.. 평소에도 이랬음 좋겠다
-
특히 기아 선두싸움인대 ㄷㄷ
-
6모전까지는 한완수로 독학 했었는데 이제는 도저히 혼자서 하면 답이 없을거같아서...
-
맨날 35를 틀리거나 36을 틀리거나 둘다 틀리거나 하는 식으로 언매에서...
-
찐초가 많아서 기분은 좋아졌네요! 수능도 젭알
-
근데 적당히 가
-
알려주세요 제발!!!! 시대인재 수학 단과중에요!!
-
지민아 제발ㄴ좀
-
꾸미기 전 후 차이 보통 많이 나나요 머리산발에 안경끼고 츄리닝 입고 편의점에서...
-
야구 안보는데 궁금한점 13
만약 서울에 사는 선수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경기했으면 끝나고 집가면 새벽되고 그러는...
-
작년 실모 구해서 쭉 푸려고요 작년 배모 특모는 많이 풀어서 다른거 추천받음
-
고정~~점 ~~문제 쉽다라 ~~몇점인데? 등등 물론 인증은 없다 이거야
-
고2,고3 과정 노베였고 수능 공부 시작한지 3달 정도 됐습니다 국어3 영어2...
-
너 fa야
-
난 포니테일
-
임정환 커리 0
안녕하세요 사탐런 한 반수생입니다. 사문 생윤을 골랐고, 임정환 선생님 커리를...
-
Set TheoryNumber TheoryComplex Analysis Group...
-
고1이고 중간 평균90점에 2.3인데 여러변수가 있는 거 알지만 기말을 잘본다면...
-
영어공부시간을 늘리니까 다른과목 감당이 안되는군.. 6
신택스를 얼른 끝내야 숨통이 트이겠군아
-
어우 정신병
-
하 ㅋㅋ
-
근데 딱히 특이한 닉이 아니니까
-
없냐....? 궁금하다
-
.
오릅이 소속 강사님이싱가요?
그병은 다 나으셨나요
네 재활 후 극뽁!! 후유증은 좀 있어요 건강이 최곱니다
ㅋㅋㅋㅋㅋ 재밌읍니다
고맙읍니다
126차원 선생님...
248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