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학에서 '과해석'의 의미 (21수능 사막을 건너는 법)
안녕하세요.
이때까지 문학 관련 글을 올리면서, 모든 보기 문제는 내용일치/과해석 선에서 정리된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나오는 말이 '21 수능 사막을 건너는 법' 지문의 보기 문제는?
이었는데, (실제로 윤지환 선생님께서도 댓글로 언급하셨던 부분이죠.) 마침 또 이번에 수업을 신청해주신 분이 이렇게 물어보셔서 글을 씁니다.
저는 현장에서 아무 감흥 없이 풀었어서 그와 관련해 설명을 좀 해보려 합니다.
어쨌거나 이 문제가 이슈가 되었다는 것은, 제가 생각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니까 국어 잘하시는 분들의 의견도 구해보고자 합니다.
선지 먼저 보겠습니다.
나방이 차창에 부딪혀 죽는 것이 전쟁의 실상 깨달음, 체념적 인식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문의 상황을 보면
'나'는 전쟁 중에 보급품(음료수)을 수송하고 있습니다.
'사물이 극도로 정밀해져' 부분을 볼 때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진 상황이겠네요.
그리고 나방이 떼들이 차창에 부딪혀 죽는 것이 나오고 하는 부분을 나만의 말로 바꾸면
'이렇게 생동감 넘치지 않았다면(전장이 아니었다면,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지지 않았다면) 나방이야 죽든 말든' 정도가 됩니다.
즉 저 부분은 보급품 수송 과정에서 겪었던 하나의 일에 관련된 것이지 전쟁의 실상을 깨닫거나 체념하고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제가 수업에서 설명하는 과해석 세부 테마인 '그냥 겪은 일에 의미 부여하기'에 해당합니다.
저는 보기를 안 보고 풀어서 별 생각 없이 푼 것일 테고, 보기를 봤다면 이 부분에서 미스매칭이 일어납니다.
나방이 부딪혀 죽은 에피소드는 감각의 예민함에 관련된다는 말이 보기에도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전쟁의 실상을 체험, 현실에 대한 체념 등이 뒷부분에 나오죠.
저번 보기 칼럼에서 분류한 방식대로라면 이 보기는 '작품 전반에 대한 보기'입니다.
보기의 내용을 지문과 엉뚱하게 미스매칭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었습니다.
만약 전쟁의 실상을 논하려 했다면 밤에 나방이 불빛으로 다가와서 죽는 자연현상을 묘사할 것이 아니라, 폭탄이 터져서 팔이 잘려나가고 그런 부분을 묘사했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극대화된 감각 체험까지는 충분히 매칭시킬 수 있으나, 전쟁의 실상 체험에 해당할 확률 10% 미만, 체념에 해당할 확률 10%미만으로 놓고 선지를 골랐습니다.
저는 이와 같이 풀었는데 이 풀이가 허점이 있다고 느끼신다면 편하게 지적해주셔도 됩니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보기를 보고 이와 맞지 않기 때문에 골랐어야 하는 선지'라는 윤지환 선생님의 말씀은 옳습니다. 보기를 보고 푸는 방식일 때 충분히 가능한 풀이인데, 사실 위에 제가 적어놨던 부분과 같은 맥락입니다. 저는 보기를 안 보고 위와 같은 논리로 아무리 봐도 과해석이라고 생각하고 갔던 것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늘 의문이 있던 부분인데 마침 또 질문이 들어와서 글을 남겨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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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건 없다 게이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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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철t께서 보기가 설명해주는 내용이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이지 발췌되어서 지문으로 나온 부분엔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매우 주의하라고 하셨었는데... 비슷한 걸까요?
그 강사 분의 강의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똑같은 이야기 같네요!
와 이거 현역때 들었던 거 아직도 생각남…
ㅋㅋㅋㅋㅋ 천변풍경??
아마 그랫던거같은데 ㅋㄱㅋㄱㅋㄱㅋㄱ 와,, 이게 기억나네
저는 저거 해설할때 나비가 부딪히는거로 전쟁의 실상을 깨달았다고 보기엔 인과가 없다고 해설하거든요? 오히려 전 체념적인 감정은 볼 수도 있다 라는 입장입니다 저 선지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해요
의견 감사합니다.
나방이 무참하게 죽어나가는 모습을 두고 이를 사람으로 비유한 것이라면, 아무런 방향도 없고, 그 어떤 의미도 없이 사람이 죽어나가는 전쟁의 실상으로 정말정말 억지로 해석할 수는 있다고 생각했는데(어차피 엄청난 과해석이지만),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그럴 경우에도 일종의 비유일 뿐이지 그것을 두고 실상을 깨달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려나요.
그리고 체념적 현실 인식이 드러난 부분은 어디로 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도 저 부분이 실상 이랑은 상관 없는거 같아요
전쟁의 냉정함/참혹함 하면 맞다고 볼 수도 있는데.. 실상이 드러나는건 아니니까요
체념 부분은 저 부분 앞에 전쟁외상으로 권태를 느끼는 부분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문학이 이게 어렵죠..ㅠㅠ 주관적으로 이럴수 있지 않나? 라는게 개인마다 편차가 있으니
근데 이래서 문학이 어려운거 같아요
남이 어렵다고 하는거 "어? 당연히 이게 답 아니야?"
할 때도 있고 남들은 쉽게 고르는 거 왜 이게 답인지 납득 못할 때도 있고.. 국어 자체가 좀 심한거 같아요 이게 ㅠㅠ
평가원이 원하는 만큼 딱 맞게 생각하는 게 늘 뜻대로 되지는 않는 거 같습니다.
근데 또 독서가 불이 아닐 때는 문학이 어려워도 만점자가 꽤 되는 걸 보면 진짜 국어 괴물들은 독서 아니면 변별이 안 되나 싶기도 하고요..
언어 시절 문학처럼 나오면 그제서야 문학으로 변별되려나요
나비가 방향을 잃고 우수수 날아와 죽는 것이 마치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우리 목숨 같았다...어쩌고까지 가면 허용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앞뒤에 그런 맥락이 없으니까 걍 징그러운 거지만요
가장 이상적인 풀이:
중략 앞 부분은 크게 전반부에 있는 B"집에서의 비현실감(안정감)"과 후반부에 있는 A"전시 상황에서 느낀 정밀감(감각의 극대화)", 이렇게 두 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중략 이후 부분을 C"나의 오락가락(안정을 잃은)" 이런 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 순서대로 정리를 해보자면 A을 느끼고, B"비현실감"이자 "어떤 안정감을 획득한 나의 생활"(중략 이후에 있습니다.)이고, 노인을 보면서 C"오락가락"을 느낀 상황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를 보기와 연결을 지어보면 A는 "긴장 상태에서 극대화된 감각 체험", B는 "현실에 대한 체념", C는 "번민"으로 연결 지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지에서 "목격"A 과 "체념"B을 연결 지을 수 없습니다.
A가 체념인 것이 확실하다고 할 때, "B에서도 체념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문 초반에서 "집에 도착한 그 첫 순간에 ~~느꼈다"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비현실감" 즉 체념이자 A는 B이후에 느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풀이 :
"신기 할 것이 없지, 라고 생각하며 나는 혼자서 빙긋 웃었어"라는 내용을 보고 체념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체념"과 "빙긋"은 서로 연결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주관성이 어느 정도 가미되었습니다.)
다른 의견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저는 또한 보고 구분해서 풀었어요 ㅎㅎ
★이소설은 지문 거의 읽지 않고 아래처럼 풀었습니다.
▶<실전 풀이> : 공통======> 줄거리+<보기>의주제 로 선지 뚫었습니다.
[22번문제: 소거법]
1번선지-객관적X
2번선지- ?
3번선지-외적갈등 X
4번선지-갈등해소X
5번선지-인관관계X (<->심리위주 소설)
그래서 2번이 정답.
[23번문제: 1인칭주인공이기때문에 "나의 심리"가 핵심]
1번선지-<보기적용> 현실체념->인식의변화->현실에 발을 내딛는계기 :: 문제없어보이나 확신없음...
2번- 심리가 아닌 사실
3번- 심리가 아닌 사실
4번- 선지내용이 보기와 너무 동떨어짐
5번-생동감X
그래서 1번이 정답일거라생각하고 이부분이 나올때까지 빠르게 훑어읽으며 확인했음.
[24번문제 : 23번과 같이 "나의 심리" 즉 인식/심리의 변화주체인 "나"]
1번- 노인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서...가 틀려보임
그래서 이부분의 지문가서 확인해서틀린것 빠르게 확인했음.
[25번 <보기>문제 : <보기>내용과 선지의 서술부와의 단순 내용일치로 쉽게 풀었음
4번선지 : 나가 전쟁실상 "깨달음(X)" 통해 체념적 현실인식
<보기> : 전쟁실상 "체험" 통해 체념적 현실인식
그래서 정답은 4번.
근거: 지문가면 "나--> 한변장"에 대해서겁에질려 나방죽는거엔 관심없어 생동감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여 혼자 빙긋 웃음. 이후 나는 이곳에서 생명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느낌이라고 표현,
********
나는 전생실상 "체험"하면서 갖게된 생동감을 이후에 잃어버려 무력하게 살아갑니다.(지루.짜증)
"나-->노인". 노인은 몰두,열심입니다. <보기>에서 '타인' 과의 인식차이가 드러납니다.
작품을 읽고 보기를 봤다면,
타인(중략전: 한병장, 중략후: 노인)과의 인식차이는 두가지모두 잡혔어야 합니다.
결국, 노인은 "나보다 한수위" 였던 기존 기출과 결이 결코 다르지 않던 작품입니다
나보다 한수위라고 인식하는 작품들은 기출보다보면 상당히 많이 발견하게됩니다.
근래에는 <무성격자>가 그예입니다.
조금이라도 문학이 어려운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