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수특 특상 시계 문제 ★완벽★ 해설
올해 수특 특상 파트가 상당히 어렵게 나왔는데요.
시간 지연과 동시성의 상대성을 제대로 이해하면 의외로 쉽게 풀 수 있습니다.
개념부터 정리한 다음 문제를 풀어봅시다.
[기본 개념] 시간 지연은 “어떤 두 사건을 동시로 보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시간 지연에 대해 설명하라고 하면 이렇게 대답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이 느리게 간다”
그런데 A가 볼 때 B가 움직이면 B가 볼 때는 A가 움직이는 거겠죠. 그럼 대체 누구의 시간이 더 느리게 가는 걸까요?
상대성이론을 꽤나 공부한 학생이라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그야 누가 보는가에 따라 다르겠죠. A가 보면 B의 시간이 느리게 갈 것이고, B가 볼 때는 A의 시간이 느리게 가겠죠.”
조금 더 깊게 들어가봅시다. A가 볼 때 B의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요?
A와 B의 시계를 각각 a, b 라고 하겠습니다. 서로에 대해 움직이고 있는 두 사람 A와 B가 같은 위치에서 각각의 시계가 0초인 상태로 만난다고 해봅시다.
A의 입장에서 “a가 10초를 가리키는 사건”과 “b가 10초를 가리키는 사건”은 동시가 아닙니다. “a가 10초를 가리키는 사건”이 먼저 일어나게 되겠죠. 이 때 시계 b는 아직 10초를 가리키기 전입니다. 5초라고 가정 해볼게요.
(왜 A 입장에서 “a 10초” 사건이 더 먼저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이전 칼럼을 참고하세요.)
A의 입장에서 “a 10초”는 “b 5초”와 동시입니다.
한편, B의 입장에서는 “b가 10초를 가리키는 사건”이 먼저 일어나게 되겠죠. 이때 a는 5초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a가 10초일 때 b는 20초를 가리키게 됩니다.
B의 입장에서 “a 10초”는 “b 20초”와 동시입니다.
[심화 개념] 한 관찰자가 볼 때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난 사건은 동일한 사건이다. 따라서 누가 보더라도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난다.
예시 1) 머리 위로 지나가는 야구공을 손을 뻗어서 잡는다고 해봅시다. “머리 위로 야구공이 지나가는 사건”과 “손을 위로 뻗는 사건”은 누가 보더라도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나야만 합니다. 만약 다른 위치에서 일어나거나 동시가 아니라면 관찰자에 따라서는 공을 못 잡게 된다는 건데 말이 안 되겠죠.
예시 2) 아주 얇은 종이를 수직으로 고정 해놓은 채로 양쪽에서 종이를 향해 망치를 휘둘러 봅시다. 가만히 서 있는 사람 A가 볼 때 망치가 종이에 동시에 부딪히면서 종이는 움직이지 않았다고 해볼게요. 움직이는 사람 B가 볼 때 두 망치 중에서 하나라도 먼저 종이에 부딪힌다면 종이는 찢어지고 말겠죠. 결국 두 망치가 종이에 부딪히는 사건은 누가 보더라도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예시 3) 사람 A가 기준선 P를 지나는 순간 A의 시계가 t초를 가리키고 있다고 합니다. “A가 기준선 P를 지나는 사건”과 “A의 시계가 t초를 가리키는 사건”은 누가 봐도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납니다. 움직이는 관찰자 B가 볼 때에도 A가 P를 지나는 순간 A의 시계는 t초입니다.
참고로 수특에서는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난 사건을 ‘동시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제 생각에는 ‘동일 사건’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절합니다. 다른 위치에서 동시에 일어난 사건이라면 관찰자에 따라서 동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89p 4번 해설]
B가 볼 때 “B가 타고 있는 우주선이 P를 지나는 사건”과 “B의 시계가 4t를 가리키는 사건”은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따라서 A가 볼 때도 “B가 타고 있는 우주선이 P를 지나는 사건”과 “B의 시계가 4t를 가리키는 사건”은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ㄱ)은 4t입니다.
해설이 와 닿지 않으면 앞서 설명한 예시 1~3을 다시 생각해보세요.
A의 입장에서 B의 시계가 4t일 때 자신(A)의 시계는 8t입니다. B의 시계가 1/2배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이네요. B의 입장에서는 A의 시계가 1/2배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일 테니 자신(B)의 시계가 4t일 때 A의 시계는 2t입니다. 따라서 (ㄴ)은 2t 입니다.
[91p 7번 해설]
사건 1 = “우주선이 B를 스친다”
사건 2 = “B의 시계 b가 t초를 가리킨다”
사건 3 = “C의 시계 c가 1/3t초를 가리킨다”
A가 볼 때 사건 1과 사건 3은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난 동일 사건입니다. 따라서 누가 보더라도 사건 1과 사건 3은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납니다.
C가 볼 때 사건 1과 사건 2는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난 동일 사건입니다. 따라서 누가 보더라도 사건 2과 사건 3은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납니다.
결국 누가 보더라도 우주선이 B를 지나는 순간 b는 t초이고, c는 1/3t초입니다. 따라서 (ㄱ)은 t, (ㄷ)은 1/3t 겠네요.
이제 (ㄴ)을 생각해봅시다. A의 입장에서 a가 t초일 때 b도 t초이니까 동시에 일어났네요. 동일 사건이니까 (ㄴ) 역시 t초입니다.
…
라고 생각한다면 낚이셨습니다. A 입장에서 “a가 t초”인 사건과 “b가 t초”인 사건은 동시에 일어났지만 같은 위치가 아닙니다. 따라서 관찰자에 따라서 동시에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제 시간 지연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A와 C가 스치는 순간 각자의 시계를 0초 맞춰 놓았었죠. A의 입장에서 자신(A)의 시계가 t초일 때 C의 시계는 1/3t초를 가리키고 있네요. 즉, C의 시계가 1/3배 만큼 느리게 갑니다.
그럼 C가 볼 때도 A의 시계가 1/3배 만큼 느리게 가겠죠? 따라서 C 입장에서 c가 1/3t 일 때 a는 1/9t를 가리킵니다.
여기서 잠깐 멈추고 천천히 생각해봅시다. A 입장에서는 시계 a, b가 동시에 t초를 가리키는데 C 입장에서는 a가 1/9t일 때 b는 t를 가리키고 있네요. 왜 C 입장에서는 동시가 아닐까요?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동시성의 상대성’입니다.
이 때 헷갈리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C 입장에서 시계 a, b가 다른 속도로 흐른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시계 a, b의 고유 시간은 동일하고 C가 느끼는 시간 지연의 비율 또한 동일합니다. 다만, A가 볼 때 정확하게 같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던 시계 a, b가 C가 볼 때는 영점이 어긋나 있을 뿐인 거죠.
C 입장에서 우주선이 A를 지날 때부터 B를 지날 때까지 시계 a는 1/9t 만큼 흘렀습니다. 당연히 시계 b도 1/9t 만큼 흘렀을 겁니다. 1/9t 만큼 흐른 후의 시간이 t니까 우주선이 A를 지날 때는 b가 8/9t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끝.
<<이전 글>>
[물리 칼럼] 다음 3문제 눈으로 풀 수 있는 분?
[물리 칼럼] 전기력 유형 정성적으로 푸는 Skill - 전기력 방향을 이용한 추론
[물리 칼럼] 용수철 문제를 평균 힘으로만 풀어보자
[물리 칼럼] 동시성의 상대성 활용하기 ① 속도 합성과 시간 지연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고기압 구역은 강한 하강 기류로 날씨가 맑은 반면 저기압 구역은 강한 상승 기류로...
-
할 수 있다
-
대화창 같은 느낌으로 구성해봤습니다.
-
내일 만나기로 했는데 내일도 안 잡히면 그냥 놓아주고 공부할게요
-
ㅈㄱㄴ
-
엄마가 들으심 수학을 잘하면 모르겠는데 쪽팔리네ㅋㅋ
-
?
-
내가 원한게 아닌~ 그 열번의 이별 속에서~
-
어제 끝자리가 0885로 끝나는 번호로 보냈는데 발송완료 떠도 안오길래 수신이...
-
애가 덥지보더니 답지는 왜이렇게 푸냐면서 내풀이가 더 좋댓어 아 기분 좋아
-
수2 학습목차 & 체계잡기 3회독 클리어 6.11~7.3 [3주과정컷] 1-1강....
-
예전에 뭐 모든과목이 그렇겠지만 ‘지1은 개념기출만 빠삭하면 최소 1~2등급이다!’...
-
생1 기말 후기 0
40분 객관식 28(여기서 ㅈ됨을 감지) 뒤 세 페이지에 가계도 7개(눈물을 삼키고...
-
탐구누 유불리 때메 평이 유지하고
-
지금부터라도 공부 빡세게 하면 인서울 가능할까요??ㅜㅜ
-
재원생들이 못봐서 그런가 ...
-
etoos에서 서바이벌 샀는데 강의 듣고싶은데 라이브 들을수 있다더라구요.. 어떻게...
-
2024.07.03. 10:29
-
우리 지점에 아직도 시발점,뉴런,미친개념,개센스,수분감 등등하는 얘들있던데 얘네는...
-
재종 4
6평성적표로 편입 가능한곳 어디어디 있음요
-
표준점수질문 0
원점수가 같아도 틀린 문제에 따라 표준 점수 파이가 있나요?
-
이거 맞음? 댓글에 평가원 비난좀 해주세요
-
경희대 논술 때매 생2 공부하려는데 어느 깊이로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흠
-
수능 치고 가족이랑 노르웨이,스웨덴 남부 오슬로,스톡홀롬 갈건데 서울 겨울하고 어디가 더 추움?
-
학생들의 기말고사가 끝났거나 진행중이라 곧 과외를 많이 구하는 시기입니다. 방학동안...
-
좆됬다 2
면허따려 교육장 가는데 민증두고옴
-
3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관리형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오늘 유독 집중이 안되고 흔들려서...
-
수학 > [재작년 강대모의고사K 11회] 공통, 확통 > 현우진 [뉴런 확통]...
-
아오 더워 3
-
개인 확인용 0
원점수 155~167스나 원점수 170자력 원점수 175과 선택폭 증가 원점수...
-
1. 학교 다니면서 재수강 계절학기로 학점 복구 장점: 리스크가 적음, 학교에...
-
안오면 허전하고 그럼. 이게 사랑은 아니겠지?
-
6모 인증 + 텔그 43
수능 끝나고 칼럼도 쓰겠습니다.
-
작년 미적 2등급 이후에 공부에 손을 놓다가, 올해 역시 그 정도가 목표입니다....
-
수학3등급 0
지금 수학 3이면 한달동안 개때잡 같은걸로 기출 개념다시 돌린다음 n제 같은거...
-
백분위가 74인데도 지구가 3이네
-
방학때 뉴런들을 예정이면 굳이 필요없나요?
-
바선생님? 팅커벨? 지네? 아닙니다 이새끼는 꼭 새벽 3-4시에 쳐울어요 파묘나...
-
7모 어쩔까요 1
ㅈㄱㄴ
-
독서 2지문 5틀 이거 맞냐...
-
일주일에 하루 정도면 괜찮으려나요 윤도영 현장강의 조교 생각중이긴 한데 재수생 받아줄까요?
-
그렇게 쉽게 얘기하면 안 돼요
-
[단독]“정원 4배로 늘린 충북대 의대 등 교육의 질 저하 불가피” 2
“정부 계획대로 2, 3년 내 교수와 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비수도권...
-
중요한건 자신감 1
안되는것도 되게 만드는
-
유자분하면 되지?
-
지각 여러번 해도 벌점 안 줌
-
목표는 심정지 상태의 생1의 맥박을 살리고 국어의 기틀을 다지는 것 영어는 무조건...
-
AI 레이팅 1550까지는 전부 정리완료 이제 pvp시작
-
전공의 안 돌아오는데…의정 갈등에 정치권 '공공의대'로 가세 3
야당, 전날 공공의대 법안 발의…의사 10년간 의무 복무 규정 정부마저도 공공의대...
ㅎㅎ
수능특강 자꾸 수능특상이라고 오타남
경로상 뭔가 ㅅ이 손에 익어서 ㅋㅋ
와미친ㅋㅋㅋㅋㅋ 안풀어봤었는데 세상 어렵네요..
작년 배모 블랙에서도 이정도 특상 문제는 없었는데
진심 개 벽느낌
오펜하이머딩거 선생님.
다음 칼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