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르오르비 [334224] · MS 2010 · 쪽지

2011-01-21 02:46:18
조회수 715

신세한탄이에요...새벽반 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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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올해 23살이 되구요...

08년 수능 때 현역 이었어요...
건방진 말이지만 그 때는 솔직히 연고대 이하는 순위도 모르고 그런 건방진 학생이었어요...
고법 붙고 육사 붙고 육사를 들어갔어요...
2년동안 진짜 힘들게 생활하면서 그냥 고대갈걸 하면서 후회도 많이 했구요...
그래도 이왕 제가 선택한 길이니 죽이 되는 밥이 되든 해보자 하면서 버텼어요...
그런데 2학년 때 공수 훈련하면서 착지 잘못해서 무릎 나가고 결국엔 학교를 나오게 되었네요...
나올 때는 솔직히 어안이 벙벙하고 실감이 나지않아서 힘든것도 몰랐네요...
근데 이렇게 다시 수능 보게 되고 현역 때 비해 많이 떨어진 성적도 실감하면서 
나이도 있으니까 어디든 가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어요...
그렇게 나온 점수가 성대식 472.88...
영어 마킹 실수한거 맞았다 치고 계산 해보니까 478.8 나오더라구요...
물론 제 실수지만 저점수면 성대 경영도 되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오늘 성대 교육 예비번호 받고 나니까 정말 제가 어느정도까지 떨어졌구나 하는게 실감이 드네요...
육사에서 힘든거 어머님한테 괜히 신경질 내고 투정 부리기만 하고...
그래도 어머니는 아들이 육사 생도라는 것에 자부심 느끼면서 사셨는데...
저 나온 날 어머니랑 둘이 술 마시면서 어머니가 눈물을 보이던게 생각나네요...
그런데 오늘 대학 발표난 거 보고 저 힘내라고 옆에서 농담도 하시고 하시는데
괜히 화만내고... 
이제 동기들은 4학년 되고 임관 준비하고...
친구들은 졸업반에 취업 준비하는데 저는 대학을 붙냐마냐도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니까
제가 한심하게 느껴지고 많이 힘드네요...
고등학교 친구들은 '니가 하던게 있는데 성대 못 붙겠냐' 이런 소리하는데
이런 소리 들을 때마다 제가 너무 나태하게 공부한 게 아닌가 생각도 들구요...
올해 대학가도 군대갔다와서 졸업하면 28,29 될텐데 그 늦은 나이에 취업은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면 또 막막하기만 하고...
혹시나 예비 안 빠져서 올해 안되면 한번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들고...
솔직히 많이 지치네요...
그냥 바로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게 낫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 정말 힘드네요... 
아직 젊은데 ... 그래봐야 23살인데...
괜히 주위에 뒤쳐지는 것 같고...
잉여 인간 마냥 살아가는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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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한경 · 323893 · 11/01/21 02:48

    아... 형님 머라 할말이업네요 힘내세요 .. 저두 삼수라 그 기분 쪼금이나마 압니다

  • 오르비르오르비 · 334224 · 11/01/21 02:54 · MS 2010

    삼수도 힘들죠 ..ㅠㅠ
    하아.. 이제 대학이고 뭐고 나이 먹는 게 더 무섭네요..

  • 그리인자앙한 · 317568 · 11/01/21 02:49 · MS 2009

    고...고..고법 ..ㅠㅠ .. 그것보다도 육사에서 꿈을 못이루신게 더욱 안타깝습니다 ... 힘내십시오

  • 오르비르오르비 · 334224 · 11/01/21 02:55 · MS 2010

    감사합니다..
    힘내야죠.. 추합 발표 기다리면서 알바나 쌔빠지게 해야죠 !!

  • 불양 · 303373 · 11/01/21 02:52 · MS 2017

    힘내세요 아직 인생은 많이 남아있어요!

  • 오르비르오르비 · 334224 · 11/01/21 02:55 · MS 2010

    감사해요 !
    이제 겨우 23살이니까요...
    아직 살날이 50년은 더 남았는데 힘내야죠..ㅎ

  • 난한경 · 323893 · 11/01/21 02:54

    인생이 다이내믹하시네요 ...힘내세요 ...

  • 오르비르오르비 · 334224 · 11/01/21 02:56 · MS 2010

    고마워요
    그 얘기 많이 들어요..ㅎ
    인생이 진짜 파란만장하다고...ㅎ

  • 마늘빵 · 353184 · 11/01/21 03:01

    제가 불행하다고 느낄때마다 생각하는 말이 있는데요....
    사람은 다 인생에서 받을수있는 행복과 불행의 양이 같대요..
    그런데 누구는 행복이 먼저오고, 누구는 불행이 먼저오고 그런거래요..
    지금 내가 불행하다고 느끼면, 나중에는 아직 오지않은 행복이 반드시 찾아올거에요!!

    어찌보면 패자들의 합리화 같기도 하지만 이 말을 듣고 큰 힘이 됐었습니다..
    노력하지 않는 인생에서 복을 기대하면 안되지만
    우선 님은 노력하고 애쓰는 사람이니까요. 잘될거에요!
    힘내세요..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

  • 곰탱이s · 353959 · 11/01/21 03:01

    저도 삼수생입니다.
    님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3월정도만해도 좀 힘들었었는데요

    저는 힘들때바다 아버지께서 해주신 저보다 불운한 일화들을 듣고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생각하면서 버텼어요..
    지인중에 설법수석으로들어가서 수석으로졸업해도 10년동안 사시못붙어서 볼일없는 백수가 되었다는 이야기..
    설경 졸업하고 큰맘먹고 배 마련해서 원양어업하다가 러시아쪽으로 잘못들어가서 배가 납포된 이야기..
    이정도 불운이면 제가했던 고생은 누구나 할수 있는 고생이구나 싶더군요.

    그래도 님정도면 일단 먹고살수는 있고.. 충분히 나중에 사회생활도 정상적으로 하실수 있으니까.. 힘내시면 언젠가 다시 운좋은날도 오지 않을까요

  • aksen · 342774 · 11/01/21 03:22 · MS 2010

    아..정말 잘되셨으면 좋겠어요...재수인데 저도 어제 고대 떨어지고..엉엉 울고.. 성대 나군 예비 받고 기다리고 있어요...
    저도 정말 힘든데.. 재수까지 하면서 아쉬운 점수 받아가며.. 힘든데 정말 기분 어떠실지..ㅜㅜ..
    제가 아는 사람이랑 비슷한 상황이기까지 하니.. 정말 더 감정이..

  • pax9 · 328035 · 11/01/21 09:33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인거 아시죠?끝이 좋으면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