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원 [1144720] · MS 2022 · 쪽지

2024-04-30 10: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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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니는데 거부감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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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관련해서 일이 좀 있었는데 자세한 썰을 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에도 과 사람이 많진 않지만 있고 또 날카롭게 들릴 수 있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실 예전 대학에서도 학생들은 저를 버렸을지언정 그것으로 끝났고 2학년 때는 코로나가 시작되어서 문제는 많았지만 아무튼 학교나 과에 관한 거부감'만은'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그것까지 깨지고 인생의 구심점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시다시피 이곳에서 합격했을 때 많은 축하를 받았고, 또 그 상황에서 이곳에서 졸업은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에 교수하고 상담할 일이 있었는데 은연중에 저를 한심하게 보는 듯한 말이 있었습니다. 물론 초면에, 그것도 면전에 대고 직접적으로는 안하고 최대한 부드럽게 말은 하셨는데 그 내용이 참 재밌습니다. 메디컬 이야기도 잠깐이지만 나왔었고요.


아무튼 그 이후로 시험 공부할 의욕이 죄다 사라져서 전공 죄다 DROP(수강 취소)하고 지금은 계속 인생이 위태롭습니다. 관련해서 서울대 에타에 글을 썼는데 잠시 안 본 사이에 핫게를 갔는지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물론 그 댓글 언제 볼지는 모릅니다. 너무 많아서 겁먹고 제 글인데도 확인을 못하고 있어요. 어째 썼던 내용상, 또 에타 특성상 비난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과 사람들하고 교류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변화를 주고 있었습니다. 짝선후도 해보고, 심지어 밥약까지 처음 해봤습니다. 과방에도 꽤 오래 앉아있으려고, 개파는 실패했지만 개총도 어찌저찌 다녀왔습니다. 사실상 제 인생에서 제일 많이 사회 활동을 한 시기인데, 어쩌면 다 부질없는 행동들인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원래 사이가 멀었으니까 그러려니 해도 교수까지 저렇게 과에서 떠미는 느낌을 주는 건 또 처음이네요. 물론 일반화하고 있지는 않고, 전공 때 수업 들었던 교수들은 괜찮았습니다. 다만 그분들도 상담하면 어떨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학기가 예전 학기와 비교하면 그때는 코로나 첫 시기였는데, 어쩌면 그때보다 스스로가 더 고립되는 것 같습니다. 슬슬 빨간 줄이 아른거리네요. 여기 졸업을 할 수 있으면 다행일 것 같습니다. 이미 다른 곳 가기에는 힘들기도 하고, 무엇보다 메디컬 간다고 해도 당장 여기가 화학, 생물 관련 과인데 멘탈 때문에 그거 못 버티고 나왔으니 거기 가면 말할 것도 없죠. 여기저기 꽉 막혀서 지금은 뭘 해야 할지 캄캄하네요. 그냥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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