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감성회복 프로젝트 특집썰 <참 어설펐던 그 시절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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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A군은 그 옛날 재종학원에서 썸을 타던 그 A군입니다.
C양 : ㅋㅋㅋㅋ 그랬었냐 미안하다 ㅋㅋ 그래 우리 그 때 참 어설펐지...
어설펐다니? 엄청 놀리고 장난친 건 장난친거지 어설펐다는 건 대체 뭘까... 깊은 생각과 함께 A군은 7년 전 C양과 같은 반이었던 시절로 돌아간다.
A군과 C양은 중학교 1학년 때 같은반이었다. 2000년대 중후반에 중학교를 다닌 사람은 알겠지만 중1은 다소 몸을 사리는 시기다. 처음 만나는 사람, 처음 입어보는 교복, 처음 걸어보는 등굣길, 그리고 괜히 겁이 났던 두발 규제(우리 때는 존재했다. 2011년에 폐지된 걸로 알고 있다. 2주에 한 번씩 월요일에 머리 검사를 했다.)
A군은 반에서 범생이었다. 공부도 잘했고 성격도 밝았다. 수업 시간에는 집중을 잘하고 친구들과 있을 때는 장난기 넘치는 그런 아이였다. 하지만 외모가 그렇게 뛰어나지는 못해서 여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아이는 아니었다.
반면, C양은 공부를 못한다. 반에서의 포지션은 일진무리들의 친구 정도였다. 마음이 약해서 일진을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귀엽고 이쁜 외모(앞 편에서 이야기했지만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오마이걸의 유아를 닮았다.)와 센스 있는 재치로 여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C양은 순정 만화 속 백마탄 왕자님을 꿈꾼다. 싸움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멋진 8등신 미남이 자신에게 다가와주길 바란다. 그런 C양은 아쉽게도 반 남자애들과 그렇게 친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귀엽고 괴롭히기 좋은 동생같아서 인기가 많다.
A군과 C양. 같은 반이지만 절대 섞이지 못할 것만 같다. 공부를 하지 않고 노는 사람을 경멸하는 A군.(실제로 그랬다고 한다. 하지만 재수를 하면서 철이 들었고 지금은 그런 생각을 버렸다.) 백마탄 왕자님만을 기다리는 C양.
그러던 어느 날. A군의 반에서 자리를 바꾸기로 했다.(A군의 반은 1달에 1번 자리를 바꾼다.) 자리를 바꾼다는 것은 짝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짝이 걸리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지만 A군은 뒷자리에 가서 수업을 못듣지는 않을까를 걱정한다. 그렇게 시작된 자리 뽑기 시간. 자리는 그냥 임의로 번호표를 뽑아 정했다.
A군은 수업 명당 자리에 앉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짝꿍이었다. 바로 A군의 반에서 잘나가는 여자 일진이 짝이 된 것이다.
친구 : 야, 쟤 여자라도 진짜 무서워 너한테 심부름 엄청 시킬걸?
A군 : 안하면 되는거 아냐?
친구 : 야, 쟤 오빠가 00고등학교에서 엄청 잘나가서 남자애들도 잘 못 건든다.
A군 : 그런게 대수냐.. 인생에 아무 도움 안되는 거 가지고 엄청 잘난척하네
일진 : 내가 너한테 잘난척했냐?
친구들과 대화하던 A군이 일진에게 들켜버렸다.
일진 : 내가 니 앞에서 한 번이라도 잘난척한 적 있냐고
A군 : 아니
자기 책상에 책을 던지는 일진
일진 : 재수없어 진짜.
순간 분위기는 싸해진다. 그리고 다소 놀란 표정으로 C양이 그 광경을 교실 문 앞에서 바라본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서로 옆에 앉게 된 일진과 A군. A군이 먼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A군 : 저기 아까는 말이야..
대답이 없자 더 긴장하는 A군. 급기야 말을 하지 않는다.
일진 : 뭐?
A군 : 어엉?
일진 : 아까 뭐?
A군 : 아까는 뭐 딱히 너를 겨냥해서 한 말이 아니야. 그냥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잖아 애들 괴롭히고 공부 안하고 선생님들한테 대들고.. 근데 너는 그렇지가 않잖아 그래서 그냥... 혹시라도 오해하나 해서..
일진 : 나 공부 안하는데? 선생님들이 하지 말라는 것도 하고..
그러면서 짧은 치마를 보여주는 일진.
A군 : 아니 아니 그런 거 굳이 보여줄 필요는 없고..
급히 책상 위 담요를 일진에게 던지는 A군.
A군 : 어쩌면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는 거잖아! 같은 사람인데..
당황해서 아무 말이나 내던지고 만다.
일진 : ㅋㅋㅋ.ㅋㅋㅋ 니 겁나 귀엽다 ㅋㅋㅋ.ㅋㅋㅋ
A군 : 아니 뭐... 일단 수업 듣자...
선생님이 들어오자 급격히 인사를 끊는 A군. 그리고 수업 시작. 하지만 일진은 수업 내내 잠만 잔다. 그리고 자는 일진 옆에서 열심히 수업을 듣는 A군. 쉬는 시간을 틈타 학원에서 볼 단어 시험 공부를 한다. 그리고 쉬는 시간이라 다가오는 일진의 친구들. 그 중에는 C양도 있다.
일진 친구1 : 야 일어나 수업 끝났어
일진 : 으응..??
일진 친구2 : 와 둘째줄인데 수업 내내 잔거야?? ㅋㅋㅋ.ㅋㅋㅋ 역시 내 친구 겁내 쎈캐네ㅋㅋ
일진 : ㅋㅋ 야.
일진 친구들 : 응?
일진 : 나 친구생김
일진 친구들 : 누구?
일진 : 얘
A군 : ?
일진의 손가락은 짝꿍 A군을 가리킨다.
A군 : 이 무슨...
일진친구1 : 헐 대박.. 우리 반 모범생 00이 아니야?
일진친구2 : 완전 부럽다~ ㅋㅋ.ㅋㅋ
일진 : 이제 너네도 얘랑 친구해.
A군 : 내가 왜?
일진 : (정색하며) 싫어?
A군 : 아니 그게 아니라...
일진친구1 : 00이 안녕?? 내가 영어단어 물어봐줄까? ㅋㅋ
A군: 아...
일진 : 이 담요 얘가 나 준거야
일진친구들 : 헐 진짜?? 대박
일진 : ‘던져’준거야
일진친구2 : 헐 니 여자한테 물건 던진거야? 겁나 너무한다
A군 : 아니 내가 뭘..
일진과 일진친구들 : ㅋㅋ.ㅋㅋㅋ.ㅋ
일진 : 아 나 잠시 옆반 갔다올게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일진
일진친구들 : 야 같이가~
앞문으로 나가는 일진을 따라 밖으로 나가는 일진 친구들. 그 무리를 황당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A군. 그리고 그런 A군을 아까부터 말없이 바라보던 C양.
A군 : ? 넌 안 따라가?
C양은 그저 장난스런 미소만 보일 뿐 아무 말이 없다.
A군 : 너는 저 친구들이랑 별로 안 친해?
C양 : 친해!
A군 : 근데 왜..
계속 장난스러운 미소만 보이며 A군을 쳐다보는 C양.
A군 : 아니 왜 말을 안해...
한참을 바라보다가 C양이 당차게 한 마디를 건넨다.
C양 : 안뇽!
틴트로 어설프게 립스틱을 흉내 낸 빨간 입술, 안그래도 하얀 피부에 비비크림을 발라 어설프게 하얀 피부, 마음이 심약해 어설프게 줄인 치마, 마음이 약해 머리는 못 기르고 어설프게 꽁지묶듯 묶은 머리... 심지어 나름 겁주겠다고 당차게 내뱉은 목소리도 그저 어설프게만 느껴진다.
C양 : ㅋㅋ 그래 우리 그 때 참 어설펐지...
A군과 C양. 둘의 처음은 어설픔이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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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모레 쓸게요 ㅋㅋ
굿 꿀쟴
감사합니다~
다음편도기대할게요ㅋㅌㅌㅋㅋ
와.. 아직 상주하고 계셨네요 ㅋㅋ 정말 오랜만
ㅎㅎㅎ오르비는 계속할예정이에요~~겨울방학때 소설참많이올려주셨엇는데~~!!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