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배워와! [1137351] · MS 2022 · 쪽지

2022-05-20 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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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실모는 언제 들어가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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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모에 관하여 이야기 해봅시다. 실모는 언제부터 풀면 되냐고 묻는 경우가 많아서



실모는 당연하지만 빨리 들어갈수록 좋습니다.


이러면 많은 학생들이 뭔소리냐고, 바로 실모 들어가라는 소리냐고 묻는데


식당 주인이 여러분에게 "음식 언제까지 내오면 좋을까요?"라고 물으면

(저도 왜 묻는지 모릅니다. 여러분은 왜 실모 언제부터 들어가는게 좋냐고 묻는건가요?)

손님은 당연히 의아해하면서 "당연히 빨리 내올수록 좋죠...?" 이렇게 답할 겁니다


여기서 식당 주인이 알았다면서 바로 안튀긴 탕수육 그릇에 넣어서 내오면

손님들은 어이가 없겠죠



실모도 당연히 "들어갈 수준이 되면" 빨리 들어가는게 좋은 거고.... 언제 들어가야 좋냐니 그건 이상한 질문입니다

또 이거와 함께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언제부터 들어가야 하는 마지노선이 있나요?" 이건데

여러분 마지노선이 있다고 하면 탕수육 튀기지도 않았는데 바로 접시에 담아 내게요...?


수학을 예시로 말하자면

실모는 기출에 있는 아이디어들과 유형별 풀이들을 어느정도 섭렵하고

n제를 풀면 적용도 잘 되는 듯 해서 이정도면 지금 수능 봐도

내 목표 점수 정도는 나오겠다 or 내 목표 점수보다 1등급 정도만 낮겠다 싶을 때 들어가는게 정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마지노선 이런게 아니고요



Q. 아니 언제까지는 해야 한다 마지노선을 알려주시면 그때까지 맞춰서 할 수 있잖아요 ㅠㅠ

그냥 좀 알려주시면 안돼요?


A. 아니 마지노선이 있다고 빨리 할 수 있을 거면 진작에 좀 마지노선 있다고 생각하고 빨리 끝내놓던가

마지노선 없다고 느릿느릿하고 마지노선 있으면 그때까지 허겁지겁 하는건 뭐에요

탕수육 튀기지도 않았는데 마지노선 맞춘다고 소스 끼얹는 짓 할거 같아서 싫습니다



실모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실력 굳히기입니다.

달리기를 예시로 든다면 기출 n제는 평소에 근력 운동을 해서 달리기에 적합한 운동을 하는 것이고

실모는 실제로 대회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고 100m 몇초 나오는지 해보는 겁니다

그 기록 보고 어떤어떤 운동을 더하고 식단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보고

달릴 때 자세가 이러이러해서 안좋으니 바꿔야겠구나를 깨닫는 거죠


만약 달리기 100m에 18초 나오는 사람이

"저 다음주에 대회인데 속도는 안나오지만 달리기 초 세보는거 매일 해봐야겠죠?"

이러면 여러분 대부분은

'그실력으로 뭘 대회를 나가...'

이 생각 하실 것 아닙니까


마찬가지로 실력이 덜 무르익었는데 바로 실모를 달려야 하는게 아니라 실력이 덜나오면 그냥 수능을 못보시는게 맞습니다



달리기 비유의 연장선에서 실모의 효용성을 더 설명하겠습니다.

실모는 그 기록을 보고 자신의 부족한 개념 부분, 혹은 취약한 유형을 발견하고 그것을 채울 수 있으며

시험을 볼 때 어떻게 효율적으로 볼 수 있을 지 루틴을 짤 수 있는 기회입니다.

또한 시험에서의 행동 강령을 짜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시간이고요.


저는 가장 이해 안되는 것 중 하나가 더프 같은거 보면 국어 보고 쉬는시간에 글쓰고 수학 보고 쉬는시간에 글쓰고 하는 겁니다

수능 본다고 치고 진지하게 봤으면 좋겠네요

달리기 연습으로 기록 재볼때 그 기록이 의미가 있으려면 당연히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할 것 아닙니까



Q. 전 최선을 다했는데요? 시험 보고 잠깐 쉬는시간에 폰 잡을 수도 있지 왜그렇게 예민하세요?


A. 저는 그런거 보면 철인삼종경기 나가는 사람이 실전 연습 한다면서

달리기 구간 한 다음에 자기 셀카 찍어서 sns에 올려서 잡담하고 수영 후 sns에 올리고 잡담하고 해서

3개 구간 각각 따로 기록 잰 다음에 그거 합쳐서

"저 기록 이렇게 나왔어요 ㅎㅎ"

이러는거 보는 느낌입니다


그게 어떻게 실전이고 어떻게 의미있는 기록입니까..

실제 수능에서도 1교시 보고 쉬는시간에 "이번 국어 물국어인듯" 이런 글 쓰실거면 그러셔도 됩니다




Q. 더프 같은 시험 가지고 무슨 ㅋㅋㅋㅋ 수미잡인데 그냥 보면되지 뭔 실전연습이에요

이거 오늘 하루 대충 본다고 시험 하나 더틀려요?


A. 실전 연습이 아니라 그냥 하루 낭비하는 의미에서 보신다고 하면 별로 할말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도 하루 공부 안한다고 시험 점수 안내려가고 모레도 그러니까 매일 노시다가 수능보세요


반례로 더프 대충대충 보고 대학 잘간 사람 이야기 하고 싶으실 거 같은데

그사람은 그날 더프 안봤어도 대학 잘 갈 사람입니다. 더프가 문제가 아니었던 사람




제가 생각하는 실모는 항상 진지하게 봐아 하는 컨텐츠입니다

저는 현역이 재수생에게 불리한 이유 중 하나가 수능장의 긴장감에서 오는 불안정성을 체험하지 못한 상태로 수능장에 들어선다는 것이라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항상 실모를 볼 때 이건 수능 시험지다... 하나 틀리면 난 +1이다.. 라는 생각으로 풀었습니다.


또한 수능 시험장에서의 긴장감을 재현하기 위해서 커피를 엄청 쓰게 타서 마신 후 시험지를 풀었습니다

심장이 방해되어서 시험이 제대로 안쳐지는데 많이 하면 익숙해집니다

수능장에서는 오히려 커피 안마셨더니 심장이 안뛰어서 긴장이 안되었네요



Q. 그거 현역때 그렇게 했다는 이야기죠? 님 반수했잖아요 ㅋㅋㅋㅋ


A, 국어가 너무 어려웠어요(19수능)

게다가 그 시험에서도 국어 수학 백분위 100 99 띄웠는데 탐구를 망한거에요



실모를 항상 긴장한 상태에서 봐야 수능장에서 진짜로 적용할만한 행동 강령이 나옵니다.

행동강령이란 예를 들면 


나는 뇌를 풀고 들어가기 위해 문학 먼저 풀고 독서 들어가야지... 문제 너무 어려운 것 같으면 딱 1분만 더 고민해보고 넘어가는게 그나마 실모에서 덜 망했어. 그렇게 하고 나는 독서는 손가락 걸기 해도 잘 안틀리는데 문학은 손가락 걸기 하면 안될거같으니까 문학은 선지 다 읽고 풀자


뭐 이런 겁니다

개인마다 다르게 짤 수 있겠죠


이런 행동강령 및 루틴이 없는 사람은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극히 떨어집니다

그리고 수능에서는 항상 돌발 상황이 생기는게 클리셰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실모는 어느정도 실력을 쌓은 후에 그 실력을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불안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시험을 보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보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진지한 마음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안할 거면 그시간에 n제 푸는게 더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오답은 꼭 해줍시다

그래야 내가 이것을 왜 틀렸는지를 확인 할 수있고, 이것을 틀린 이유가 어떠한 이유인지를 파악해야 고칠 수 있습니다.

계산 실수가 문제라면 포스트잇에 적거나 노트에 적어서

수능날에 그 노트 딱 펼쳐서 다 읽고 자신이 할 실수들을 모두 기억해서 안해야겠다고 다짐 한 후

시험을 풀 수 있겠죠

또한 내가 특정 유형에 약해서 그런 것이라면 그 유형을 다시 많이 풀어보고 공부해야 하고요

개념이 약해서 틀린거면 개념을 다시 봐야죠



마지막으로 오르비에 실모 점수 적는건 저장용이 아닙니다.

길에서 40대 남자가 나체여서 신고했는데 '혼자 탈의중이었는데 너네가 보고 반응한거다!!' 이렇게 항변하면 개소리죠

옷은 집에서 갈아입고 저장용은 메모장에 쓰세요

아니면 당당하게 난 노출증이다! 혹은 난 이 성적을 자랑할거다! 이렇게 말하고 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부러워 해드릴게요


물론 저희가 부러워해드린다고 올라가는건 성적이 아니라 당신의 자존감과 오만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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