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이후 대한민국에 흉부외과 의사가 사라진다?
[청년의사 신문 김은영]
흉부외과 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년 째 되풀이 되는 흉부외과 전공의 수급 문제가 결국 흉부외과 의사 기근으로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심장수술 할 흉부외과 의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구체적인 예측까지 나왔다.
그런데 위기를 대처하는 흉부외과 의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하 흉부외과학회)는 자신들의 민낯이 담긴 ‘2015 흉부외과백서’를 편찬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왜곡된 저수가 환경에서 인력난이란 파고를 정면으로 돌파해보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것이다. 백서에는 비인기과로 전락한 흉부외과의 현실을 담았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안했다. 특히 우리나라 흉부외과의 태동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흉부외과의 역사가 사실 그대로 녹아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흉부외과학회 이정렬 이사장(서울대병원)은 “지난 1968년 흉부외과가 태동한 이래 큰 발전을 이뤘다. 우리의 현 좌표를 스스로 평가할 때가 됐다고 생각해 백서를 편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흉부외과 백서는 시대적인 순서에 따라 기술한 역사서에 머물고 싶지 않다”며 “흉부외과 의사들의 역량을 모아 이뤄낸 혁신의 과정을 정부는 물론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흉부외과 의사들이 사라지고 있다
흉부외과 의사들이 말하는 가장 큰 위기는 바로 흉부외과를 전공하는 의사들이 없다는 점이다.
흉부외과학회가 2014년 기준 출생연도별 전문의 인력현황을 분석한 결과, 1956~1965년생(50~59세)이 전체 1,340명 중 417명(31.1%)으로 가장 많았다. 또 1966~1975년생(40~49세)은 388명, 1976~1986년생(30~39세)은 263명, 1946~1955년생(60~65세)은 125명 순이었다. 10~20년 뒤 은퇴하는 41~60세 전문의가 전체의 60.1%(805명)를 차지하고 있다.
수술을 하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 대부분 근무할 것 같은 흉부외과 전문의들 중에는 개원을 선택한 경우도 많았다. 2014년 기준 흉부외과 전문의가 가장 많이 근무하는 곳은 대학병원으로 39.7%인 53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대학병원 다음으로 흉부외가 전문의가 많은 곳은 개원가였다. 전체 흉부외과 전문의의 18.4%인 274명이 개원을 하고 있었다.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흉부외과 전문의는 203명으로 15.1%였으며, 공보의·보건지소가 54명(0.4%)으로 그 뒤를 이었다(기타 277명).
대학병원에 집중돼 있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퇴직했을 경우 그 자리를 메울 의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2014년 이후 흉부외과 정년퇴직자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정년퇴직자 11명을 시작으로 2018년 20명으로 증가하고, 2024년에는 34명, 2025년에는 55명, 2028년에는 60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흉부외과학회는 “현재는 40~50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나 갈수록 젊은 의사는 줄고 퇴직자는 늘게 돼 공황상태가 올 수도 있다”며 “현재 전문의 지원자가 크게 늘지 않는다면 2025년 이후에는 각 대학병원마다 흉부외과 전문의 숫자가 크게 부족해 수술에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신규 인력 공급이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 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며 “신규인력 배출 감소가 10년 이상 계속되다 보니 자연감소분도 충당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흉부외과 포기하는 젊은 의사들
흉부외과의 위기는 전공의 확보율에서도 드러난다. 흉부외과 전공의 확보율은 2008년 43%, 2009년 27%, 2010년 47%, 2011년 36%, 2012년 41%으로 최근 5년 평균 38%대에 머물렀다.
흉부외과 전공의가 전무한 수련병원도 있었다.
흉부외과 전공의가 한명도 없는 수련병원은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의정부성모병원·대전성모병원·성바오로병원과 강원대병원, 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고대안산병원, 국군수도병원, 국립중앙의료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 순천향대서울·부천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원광대병원, 원자력병원, 을지대병원, 을지병원, 이대목동병원, 상계·서울백병원, 인하대병원, 제주대병원, 중앙대병원 분당차병원, 한라병원, 강동성심병원, 한양대구리병원 등 총 27곳이다(2014년 기준).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흉부외과를 선택했지만 중도에 포기하는 전공의들도 늘고 있다. 흉부외과 전공의 중도포기율은 2010년 13.9%에서 2011년 10.7%, 2012년 8.0%로 감소하는 듯 보였지만 2013년 17.9%로 다시 크게 상승했다.
의대생들도 흉부외과를 기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일은 고되지만, 그에 부합하는 보상을 받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실제 흉부외과학회가 전국 의대생과 인턴 517명을 대상으로 ‘흉부외과를 바라보는 시각’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9명은 흉부외과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전공의로 흉부외과를 생각해 본 적 있냐’는 질문에 54%가 ‘생각해 본 적은 있으나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43%는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선택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생각해 본 적이 있고 선택할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3%에 불과했다.
특히 흉부외과를 전공으로 생각해 본 적도, 선택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힘들 것 같아서’ 30%, ‘미래가 불투명할 것 같아서’ 29%, ‘노력하는 만큼 경제적 보상이 없는 것 같아서’ 16%,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 같아서’ 12%, ‘전공의 시절에 배운 학문을 활용하기 힘들 것 같아서’ 11%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흉부외과가 인기 과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묻자, 51%가 ‘취직 안정성’을, 41%가 ‘높은 임금’을 제공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정렬 이사장은 “언제부터인가 피(부과)·안(과)·성(형외과)·정(형외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이 인기과로 나올 때마다 흉부외과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경향이 짙어졌다”면서 “근무여건, 보상 등이 공평하지 않다는 점이 원인인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전문의들이 은퇴하면 수술 할 의사가 없어지게 된다. 후세 육성에 힘 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흉부외과, 왜 비인기과 전락했나
흉부외과학회는 흉부외과가 비인기과로 전락한 이유를 ▲비현실적인 수가 ▲비합리적 건강보험 심사 정책 ▲태생적 문제 ▲불안정한 미래 ▲인력 부족의 악순환 등으로 꼽았다.
흉부외과학회는 “심장과 폐라는 생명과 직결된 수술을 하는 것은 의사 본인에게도 상당한 부담감이 작용하게 된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흉부외과는 계속 침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학회는 “전공의, 전문의 가릴 것 없이 고된 업무량과 높은 업무 강도를 요한다”며 “하지만 그에 대한 보수는 동일한 시간을 할애하는 성형외과, 피부과 의사에 미치지 못해 상대적인 박탈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불안정한 개원가 현실도 흉부외과를 선택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개원을 선택한 흉부외과 전문의 중 전공을 살려 흉부외과 간판을 달고 있는 의사는 10%뿐이었다. 나머지 40%는 미용외과를, 50%는 일반과를 표방하고 있었다.
흉부외과학회는 “일부 전공자들은 혈관 수술에 특화된 개인 의원을 열어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흉부외과 전체의 인기를 견인하기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힘들게 일하고 노력하더라도 전공을 살릴 수 없다면 그 과는 결코 선호 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흉부외과 살릴 묘수 있나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9년 흉부외과 위기 타개를 위한 방법으로 수가 가산 정책을 제시했다. 흉부외과 201개의 의료행위수가를 100% 인상하면서 상대가치 총점은 총 17억8,600만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마저도 흉부외과에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가산금 인상 효과가 일부 수련병원에만 국한됐기 때문이다.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실시된 흉부외과 수가 인상 혜택이 병원의 수익 보전에 그칠 경우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흉부외과학회 이정렬 이사장은 “가산금 제도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전공의 수급이 일부 나아지기도 했다. 후속 세대를 뽑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가산금이 증례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자가 없는 수련병원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여전히 전공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부분의 가산금이 흉부외과로 투입될 경우, 이를 활용해 흉부외과 전공의 양성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학회 차원의 전공의 양성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인력의 질을 확보할 수 있는 흉부외과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얘기다.
흉부외과가 원하는 인력 조건은 세 가지다. 흉부외과에 관심 있는 학생 중 공부도 잘하고, 체력도 좋고, 흉부외과를 좋아하는 마니아적 기질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큰 틀에서는 가산금이 지속돼야 한다고 본다. 대신 병원 적자를 메우는 데 쓰이기보다 인재 양성을 위해 투자돼야 한다”며 “의대생 시절 흉부외과에 관심 있는 이들을 재빨리 확보할 수 있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적정 환자 수에 맞는 적정 인력을 수급해 세계적인 수준으로 수술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육성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표준 진료지침에 따른 보상체계 방안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표준 진료에 대한 적정 수가를 받을 수 있도록 수가를 현실화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흉부외과학회는 임상진료지침 구축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 이사장은 “우리가 힘드니까 수가를 높게 책정해 보상을 해달라는 것에서 탈피해야 한다. 표준 진료에 대한 적정 수가를 받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심장이나 폐야말로 중요한 장기인데 의사마다 다른 진료 패턴을 갖고 치료해서는 안 된다. 진료 패턴의 표준화, 적정화가 이뤄져야 한다. 의견을 모으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의 행위료도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간단한 감기 치료와 10시간 동안 심장수술을 한 행위료에 대한 평가가 같을 수 없지 않나. 심장 수술을 마치면 중환자 관리에 들어가야 하고 간호사, 심폐기사 등 많은 수공이 들어간다. 더욱이 휴식도 없다”며 “이런 근무 패턴의 강도, 지속근무의 특성 등이 고려돼 공평하게 평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청년의사 신문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50421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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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심각해지면 그때 돼서야 부랴부랴 인공호흡하겠죠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 막는 사태가 오겠네요..
외국인 의사가 올까...라는게 함정이죠
그냥 흉부외과는 의대에서 따로 분리해서 뽑으면 되지 않을까..
자퇴율이 엄청날듯
불가능할 뿐더러
그렇게 뽑아도 취직할 자리도 없는 상황에서 백수만 양산할 뿐이고
백수 안 생기게 다른 과 진료도 같이 볼 수 있게 하면 대부분 다른 과 진료본다고 하겠죠.
거기다가 의욕도 없이 점수로 떠밀려 온 사람들이 흉부외과 과정을 버티기 쉽지 않을 겁니다.
취직할 자리 자체가 없나요?
불안정한 개원가 현실도 흉부외과를 선택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개원을 선택한 흉부외과 전문의 중 전공을 살려 흉부외과 간판을 달고 있는 의사는 10%뿐이었다. 나머지 40%는 미용외과를, 50%는 일반과를 표방하고 있었다.
--> 위에도 개원한 의사의 90%는 흉부외과 외 과목을 본다고 되어 있네요.
아.. 꼭 필요한 분야임에도 개원가는 힘든가 보네요 ㅠㅠ 종합병원에선 꼭 필요할 것 같은데...
Open heart surgery는 3차병원에서도 날 잡고 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1년에 100건이면(일주일에 2건) 5위안에는 못들고 10위안에는 드는걸로....ㅎㅎ
그말이즉슨 흉부외과 수련하고 나와도 우리가 꿈꾸는 흉부외과 의사는 소원하다는거죠.
그리고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부족하다는 거지, 흉부외과 의사가 부족한가는 의문입니다.
ps) 기사중에 흉부외과 전공의가 한명도 없는 수련병원명단에 중앙대병원이 있는데 요기가 드라마 뉴하트 촬영했던 곳이죠. 현실이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