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1-06-17 15: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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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이야기 - 37편 항공모함 관제 요원

게시글 주소: https://i1000psi.orbi.kr/00038076895









 제가 여태 전쟁사 사례를 통해 학습에 대한 조언을 하면서, 효율, 정확성 그리고 속도를 중시해 왔습니다. 




 만약 전쟁에서 몇 십명 수준의 적은 인원이 전투를 치른다면, 지휘관은 특별한 지휘력을 요구받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몇 천명, 몇 만명 수준까지 늘어난다면 지휘계통은 복잡해지고, 지휘관은 상황을 파악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과거 유방이 자신의 휘하 장수 한신에게 물었었죠. "니가  보기에는 내가 몇 명이나 지휘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러자 한신은 "10만명"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유방이 다시 한번 더 물었습니다. "그럼 너는 얼마나 지휘할 수 있냐?" 이에 한신은 "저는 다다익선, 많으면 많을 수록 더 잘 지휘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만큼 한신은 자타공인 유능한 지휘관이었습니다. 다양한 병과의 인원들이 이리저리 섞여 있으면, 이들을 단순히 정렬하는데에만 큰 신경이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고구려와 수나라의 대규모 전투인 '살수대첩'을 이끌었던 을지문덕은 대표적인 유능한 지휘관입니다. 살수대첩은 단순히 둑을 터뜨려 적을 몰살시킨 전투가 아니라, 수나라 별동대 30만과 고구려 주력군이 대규모로 회전을 벌인 전투입니다

https://zhuanlan.zhihu.com/p/106742969)









 특히 현대전은 각종 첨단 장비와 무선 통신 기술이 발달했음에도, 대규모의 병력을 지휘하고 통솔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군대에서는 계급이 존재하여 각 계급이 소규모 부대의 장을 맡고, 다시 그 부대가 모여서 점점 더 큰 부대를 이루는 관료제를 체택하였습니다. 관료제만큼 대규모 인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것은 바로 '항공모함'입니다. 세계 2차 대전부터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은 이 막강한 병기는, 시대가 지날수록 더 거대해지고 강해졌습니다.




 현대의 항공모함끼리도 체급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마치 레슬링 선수들이 중량에 따라 체급이 나뉘는 것처럼, 배수량 2만톤은 경항공모함, 4만톤은 중형항공모함, 7만톤 이상부터는 대형, 혹은 초대형 항공모함으로 분류됩니다.




 감이 잘 안오지 싶은데, 유튜브에 미국 초대형항공모함을 검색해보면, 거의 떠다니는 도시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막강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넓은 갑판 위에서는 운동경기를 하고 대규모 관중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하죠.










(미국의 초대형, 대형 항공모함들은 웬만한 1개 국가의 항공 전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승조원은 수천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와 인력 면에서 정말 입이 벌어지는 수준입니다

https://twin-h.tistory.com/24)










 미국의 초대형 항공모함은 정말 바다 위를 떠다니는 도시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인데, 장기간 항해를 위한 편의시설은 물론이고 수천명을 배식할 식당, 헬스장, 이발소, 화장실 등등이 모두 갖추어져 있습니다. 미국이 현재 운용하는 항공모함들은 핵연료를 동력으로 사용하지만, 승조원에게 필요한 각종 식량과 보급품은 계속 보급선이 배달해주죠.




 특히 항공모함에서는 갑판이 제일 중요하며 위험합니다. 지상 활주로와는 달리 항공모함은 갑판 길이를 무작정 길게 만들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짧은 갑판에서도 무거운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다양한 기술과 장비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륙을 할 때에는 짧은 활주로에서 항공기가 충분한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엔진이 충분히 점화될 때까지 항공기를 고정시키고, 또 항공기가 이륙하는 순간 항모가 축적한 에너지를 같이 발사하여 항공기가 짧은 시간 내에 이륙에 필요한 속력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착륙은 이륙보다도 훨씬 어렵고 힘든 작업으로 여겨지는데요, 현대의 항공기가 워낙 무겁기 때문에 빠르게 착륙, 정지시키는 것 또한 대단히 난이도 높은 작업입니다. 그래서 항공기가 착륙하는 순간 속도를 확 낮추기 위해서 매우 강력하고 두꺼운 스프링이 항모 뒷편에 설치되어, 항공기가 착륙하면서 스프링에 강한 힘을 받고 급격히 정지하도록 도와줍니다.




 이처럼 항공모함 갑판은 가장 중요한 장소이며 동시에 많은 인원들이 상주하는 핵심적인 곳입니다. 당연히 각종 안전사고가 일어나면 곧장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각별한 통솔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항모 후미에는 어레스팅 와이어라는 아주 강력한 쇠줄이 설치되어 시속 200키로가 넘고 톤 단위의 항공기를 매우 빠르게 정지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 미국 항공모함에서는 이 어레스팅 와이어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항공기가 정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바다에 빠져나가버렸고, 강력한 장력의 와이어가 갑판 위에서 진동하면서 갑판 요원들의 발목과 다리를 박살내는 큰 사고도 있었습니다.

https://worldstory12.tistory.com/222)









 그래서 항공모함에서는 항공기를 성공적으로 이착륙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갑판 요원들이 다수 상주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이 많으므로 정확하고 체계적인 지휘를 해야 사고를 예방하고 효과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겠죠?




 그래서 항공모함 갑판 요원들은 각각 정해진 역할에 따라서 색깔이 다른 유니폼을 착용하고 근무합니다. 갑판 위에서는 말소리 따위로는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합니다. 한번이라도 하늘을 나는 제트기나 전투기 소리를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에는 말소리 따위는 하나도 들리지 않습니다.




 때문에 갑판 요원들은 보다 정확하고 안전, 효율적인 근무를 위해 시각적으로 눈에 잘 띄는 색상의 유니폼을 종류별로 입고 근무합니다.










(각 인원들은 자신의 역할(급유, 안전, 유도, 정비, 구조, 지휘)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옷을 입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옷 색깔 만으로도 각자 무슨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 쉽게 알 수 있고, 지휘자는 혼동 없이 정확하게 지휘를 할 수 있습니다

https://smartincome.tistory.com/1083)










 만약 모든 것을 말소리나 수신호로 전해야 한다면, 분명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항공모함 갑판은 매우 넓은 장소이고, 전투기 소음으로 인해 의사소통이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분명하게 잘 보이는 유니폼은 체계적이고 정확하게 각자의 역할을 상징하는 좋은 수단입니다.




 이처럼 넓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는 경우, 혼동과 실수를 줄이기 위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기호라던지 색깔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한국도 항공모함 건조를 위해 한국형 항공모함 전시회를 열었는데, 설명해주는 스태프 분들이 각자 알록달록한 색의 유니폼을 입고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당연하게도 실제 항공모함 갑판 요원들의 유니폼을 따라한 것이죠. 무슨 파워레인저 같다고 무시하면 안됩니다. 항공모함은 매우 강력한 만큼 위험한 병기이며, 많은 사람들이 상주하기에 정확한 역할 분담과 지휘계통이 필요합니다.










(부산 벡스코에서 최근 한국형 항공모함의 축소 모형을 전시하였습니다. 

https://news.nate.com/view/20210612n02828)








 미국과 달리 한국은 아직까지 항공모함을 운용하거나 통제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런 안전과 효율적인 역할 분담에 대해서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2차 세계대전부터 항공모함을 운용해온 미국조차 방심하면 큰 인명피해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공모함처럼 많은 인원이 탑승하고 값비싼 무기들이 주렁주렁 배치된 병기에는 그만큼 확실하고 정확한 통제가 필요합니다.









 이런 부분은 여러분이 공부를 하면서도 준비해야하는 것들과 일맥상통합니다. 여러분은 제한된 시간 내에 문제를 정확하게 풀기 위해서 공부를 하죠.




 제가 과거에 한창 수학을 지지리도 못할 때에는, 시험지가 엉망진창이었습니다. 풀이는 다시 검토하지 못할 수준으로 휘갈겨 필기했었고, 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 문제를 접근했는지 그 단서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누더기로 사용했었죠. 제가 또 악필이기도 했었고요.










 그러나 이후에는 이런 습관을 고쳐서, 아무리 급한 상황에서도 숫자나 기호가 혼동되지 않도록 글자를 또박또박 적었고, 시험 제출 전 검산할 때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서 어떤 사고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한 단서를 많이 적어두었습니다. 그런 덕분에 검산하는 속도도 빨라졌고, 정확성도 올랐었습니다.




 절대로 속도와 정확성을 바꿔먹으면 안됩니다. 속도와 정확성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아야 여러분은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항공모함 관제의 그것과 비슷하게 직관적이면서 효율적인 시스템을 여러분 스스로 구축해야 합니다.




 예컨데 소문자 a를 빠르게 적으면 마치 숫자 9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시각적으로 혼동이 오는 것이죠. 이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 전혀 혼동할 수 없는 문자와 숫자를 변수로 쓰는 습관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설마 x를 휘갈겨 썼다고 7로 잘못 보는 학생은 없겠죠.




 항공모함 갑판 요원들이 시각적으로 분명한 색상의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며 안전하고 정확하게 업무를 수행하듯이, 여러분도 공부를 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같이 준비를 해 놓아야지 나중에 실수로 피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https://orbi.kr/00027274206 - 17편 현대전의 발전 양상

https://orbi.kr/00027336409 - 번외편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https://orbi.kr/00027382337 - 18편 러일전쟁

https://orbi.kr/00027503697 - 번외편 기만과 속임수

https://orbi.kr/00027559260 - 번외편 MHRD

https://orbi.kr/00027622118 - 번외편 미래의 전쟁

https://orbi.kr/00027786178 - 19편 의료전선

https://orbi.kr/00028148901 - 20편 중립과 군사력


https://orbi.kr/00028250151 - 21편 장전과 방아쇠

https://orbi.kr/00028339193 - 번외편 음식

https://orbi.kr/00028397136 - 번외편 잠수함

https://orbi.kr/00028594440 - 22편 단순함과 효율

https://orbi.kr/00028616772 - 23편 준비

https://orbi.kr/00028633462 - 번외편 기업가정신

https://orbi.kr/00028751436 - 번외편 단수와 보급


https://orbi.kr/00028918449 - 24편 자율성과 민주주의

https://orbi.kr/00028929569 - 25편 경험과 실패

https://orbi.kr/00028954207 - 26편 문화

https://orbi.kr/00029459571 - 번외편 인디아나폴리스 침몰사건

https://orbi.kr/00030326474 - 27편 낙엽이 지기 전에

https://orbi.kr/00031115960 - 28편 늑대떼와 양떼

https://orbi.kr/00031424411 - 29편 불공평하다


https://orbi.kr/00031680019 - 30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1)

https://orbi.kr/00031924410 - 31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2)

https://orbi.kr/00032009629 - 32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3)

https://orbi.kr/00032048830 - 번외편 미래전

https://orbi.kr/00032500068 - 33편 실험과 도전

https://orbi.kr/00032718240 - 특집 최선의 응전

https://orbi.kr/00033073626 - 21세기의 이순신, 손원일 제독과 대한해협 해전

https://orbi.kr/00033320700 - 번외편 조선의 근대사, 주미대사공사관

https://orbi.kr/00033748310 - 번외편 625 전쟁과 한국(국뽕?)

https://orbi.kr/00033819121 - 번외편 미국의 이순신, 엔터프라이즈호(1)


https://orbi.kr/00036413598 -번외편 미국의 이순신, 니미츠 제독

https://orbi.kr/00036517472 - 3.1절 특집 스티븐슨 저격사건

https://orbi.kr/00036830474 - 34편 리더의 자격, 권력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36956874 - 35편 마지노선과 요새

https://orbi.kr/00037322594 - 36편 훈련할 때의 땀 한 방울은, 실전에서의 피 한 방울이다

https://orbi.kr/00037697676 - 번외편 작은 고추가 맵다

https://orbi.kr/00038019705 - 번외편 한국 국가정보원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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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https://orbi.kr/00030479765 - 7편

https://orbi.kr/00033799441 - 8편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rare-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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